오규민기자
서민금융 관련 상품 공급 실적이 지난 3년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햇살론의 신청 건수는 2019년 31만4000건에서 지난해 44만6000건으로 약 42%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공급 건수는 29만 2000건에서 34만6000건으로 증가 폭이 18%에 그쳤고, 신청 대비 공급 건수는 93.2%에서 76.2%로 17%포인트 하락했다. 공급금액 또한 2022년 3조8000억원에서 2024년 2조8000억원으로 감소하며, 경기침체기에 서민금융 지원이 오히려 축소되는 역행 현상이 발생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청년층 대상 상품인 햇살론유스 역시 공급 비율이 크게 낮아졌다. 출범 첫해인 2020년 신청금액 대비 공급 비율이 81.5%를 기록한 뒤 2022년에는 90%에 근접했으나, 2023년에는 신청이 늘었음에도 공급금액이 줄어들면서 73%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66.4%까지 하락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이에 대해 서민금융진흥원은 근로자햇살론의 공급 축소에 대해 햇살론뱅크·햇살론 15 등 다른 정책금융상품이 신설되고 대출비교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이용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햇살론유스의 경우 2020년 출범 당시 3.5%였던 금리가 변동 없이 유지되었는데,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 관리 강화 시점에는 조달금리가 대출금리를 웃도는 역마진 현상으로 인해 은행들의 대출 취급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지적되었던 정책서민금융 상품체계의 복잡성과 이로 인한 국민 혼란 · 불편 발생을 해소하고자 내년부터 보증부대출 상품을 민간재원으로 공급하는 햇살론 일반보증과 정부재정으로 공급하는 햇살론 특례보증 2개로 통합·정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자햇살론은 제도권 금융 접근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근로자에 대해 보증부 대출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햇살론유스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학업·취업준비·창업 등 과정에서 자금난에 부딪히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상품이다.
김남근 의원은 "햇살론은 제도권 금융을 문턱을 넘기 힘든 근로계층과 청년층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금융 사다리"라며 "윤석열 정부 3년간 공급비율이 급격히 낮아진 것은 서민금융을 뒷전으로 미룬 정책기조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금융진흥원이 서민금융상품의 과도한 다양화로 인한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이를 통합·정비한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신속하게 추진되어 서민정책금융의 접근성과 실효성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보증료 인하에 따른 재원 마련 방안으로서 은행의 출연요율 대폭 인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은행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요인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