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500만달러, 약 71억원을 투자해 '현대 교육대학'을 만든다. 한국인 구금 사태 이후 대규모 현지 주민 공개 채용에 이어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15일(현지시간) 서배너주립대(SSU) 산하 교육 대학을 '현대교육대학(Hyundai College of Education)'으로 명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500만달러를 서배너주립대에 기부했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주립대학교 전경. 서배너 주립대 홈페이지
1890년에 설립된 서배너주립대는 조지아주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 공립대학교다. 이번 협력은 서배너주립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투자로 전해진다.
에릭 토머스 현대차 미국법인 마케팅 담당 이사는 "단순한 명칭이나 스폰서십 이상의 의미"라며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모든 배경의 학생들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는 길을 넓히겠다는 우리의 헌신에 있어 자랑스러운 이정표"라고 말했다.
현대사범대학은 조지아주를 비롯한 세계 학생들에게 고품질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래 교육자와 인력 전문가를 양성하는 센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와 서배너주립대는 내년 초에는 새로운 간판, 브랜딩, 장학금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전기차 양산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설립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수요가 높은 직업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서배너공과대 캠퍼스에서 개최한 공개 채용행사에는 구직자 350여명이 몰리면서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현대차가 지역 사회 지원을 지속하는 것은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구금 사태로 인해 지역 사회와 관계가 자칫 소원해질 수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금 사태 이후 서배너 지역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아 현지 주민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미국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금 사태가 발생했지만 현대차에 있어서 미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기업 차원에서 지역사회와 지속가능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