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추석 앞둔 양동시장, 활기 속에 묻어난 민심

김치·나물·전으로 북적이는 추석 장터
온누리상품권 챙긴 시민들 “할인돼서 좋아”
강기정 시장 찾아 상인들과 웃으며 인사
“민생은 팍팍해…이젠 보여줘야제”

2일 추석을 앞두고 손님들로 북적이는 광주 양동시장. 송보현 기자

"없어서 못 팔제~."

2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반찬가게 앞, 상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붉은 양념에 버무린 김치, 갓 무쳐낸 나물, 장아찌와 조림이 스테인리스 그릇마다 산처럼 쌓여 있었다.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이 줄을 서자 상인은 위생장갑을 낀 손으로 분주히 반찬을 담았다.

추석을 나흘 앞둔 전통시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주부들은 나물 가격을 일일이 비교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노인들은 제수용 생선을 손끝으로 눌러 살피며 값을 흥정했다. 좁은 골목은 머리고기와 족발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장바구니와 손수레가 부딪히며 "조심허소"라는 말이 오갔다.

각종 반찬을 담느라 손놀림이 분주한 반찬가게. 송보현 기자

수산물 좌판에는 홍어, 갈치, 병어가 얼음 위에 가지런히 놓였다. 상인들은 "추석상에 올릴 생선은 오늘 챙겨야 한다"며 손님을 불러세웠다. 전 부치는 가게에서는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동그랑땡, 동태전, 깻잎전이 줄줄이 쌓이자 손님들이 봉지를 집어 들었고, 뜨거운 기름 앞에 선 상인은 연신 뒤집개를 놀렸다.

검은 봉지에 담긴 나물을 받아든 김은경(39) 씨는 온누리상품권을 내밀었다. 김씨는 "시장에 올 때마다 상품권을 챙긴다. 현금처럼 쓸 수 있고, 할인도 돼서 장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시장 곳곳에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참여점포'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일부 상인은 상품권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장부에 꼼꼼히 기록하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2일 양동시장을 찾아 상인과 악수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송보현 기자

분주한 장터 한쪽에는 강기정 광주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장사는 좀 어떠시냐"고 안부를 물었다. 좌판 앞에 둘러앉은 어르신들과도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일부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고, 시장을 둘러보던 이들 사이에선 "시장도 왔네"라는 말이 오갔다.

시장 골목을 빠져나가던 한 60대 남성은 "밥상머리에 정치 얘기가 안 나올 수 있겄냐"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민생은 아직도 팍팍한디, 표 찍어준 보람이 있는가 모르겄다"고 했다. 옆에서 듣던 50대 상인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는디, 이제는 보여줘야제. 그래야 우리도 믿고 기다리지 않겄냐"고 말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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