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조충현기자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 응집을 억제하는 복합체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치매 치료 후보물질을 제시했다.
부산대(총장 최재원)는 분자생물학과 장세복 교수 연구팀이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M)으로 아밀로이드 베타와 트랜스타이레틴(TTR)의 결합 구조를 해석했다고 12일 전했다.
(왼쪽부터)장세복 교수, 이한나 전임연구원. 부산대 제공
연구팀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기 쉬운 저분자 펩타이드를 설계해 세포 실험에서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
실험에서는 신경모세포종 세포주에 Aβ와 펩타이드를 함께 처리했을 때 세포 생존율이 증가하고 활성산소종(ROS) 감소와 ATP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기존 항체 기반 치료제가 가진 뇌 부종·출혈 등 부작용과 전달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는 설명이다.
장세복 교수는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 억제 복합체를 구조적으로 규명하고 정밀 설계한 펩타이드 후보를 제시한 점에서 기존 치료제 한계를 넘어설 기반을 마련했다"며 "전임상·임상으로 이어져 구조 기반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Biochemical Pharmacology 7월 31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