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GS칼텍스가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개정을 이끌어내며 바이오 선박유 공급 기반을 넓혔다. 해양수산부, 한국선급과 손잡고 IMO를 직접 설득해 기존에 제한됐던 30% 혼합 비율의 바이오 선박유를 일반 급유선을 통해 운송할 수 있도록 했다.
GS칼텍스는 최근 바이오 연료가 30% 함유된 'B30 바이오 선박유'의 일반 급유선 운송을 허용한 IMO 규제 개선 과정에서 회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IMO는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에서 B30 바이오 선박유의 일반 운송을 공식 승인했다. 기존에는 바이오 연료 혼합률이 25%를 넘기면 화학물질로 분류돼, 일부 국가에서만 예외적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GS칼텍스와 HMM이 바이오 선박유를 넣은 컨테이너선을 처음으로 시범 운항했다. 2023년 9월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부산에서 HMM 소속 현대타코마호가 출항해 브라질로 향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번 규제 완화는 GS칼텍스가 해양수산부에 관련 필요성을 먼저 건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정부 대표단 자문 역할로 국제회의에 직접 참여하며 과학적 분석자료를 토대로 바이오 선박유의 안전성을 설명했다. GS칼텍스는 해당 내용이 정책 문건에 반영되며 규정 개정의 핵심 근거로 작용했다고 봤다. 특히 지난해 10월 열린 IMO 산하 화학물질 유해성 평가 기술 그룹 회의에서 GS칼텍스는 정책1팀, 바이오연료 사업팀, 런던 지사를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회의에 동행했다.
정부 대표단은 규정 유지를 고수하던 영국, 일본, 노르웨이를 상대로 EU 의장국인 스페인의 지지를 끌어내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고, 브라질·싱가포르·중국 등 바이오 선박유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들의 지지까지 확보해 최종 승인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새롭게 열리는 친환경 선박유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GS칼텍스는 2023년 국내 최초로 B30 바이오 선박유 시범 급유 사업을 진행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단순한 정책 변화를 넘어, 한국 기업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산업계·해외 네트워크와 긴밀하게 협업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