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에 레깅스룩·란제리룩…'화장도 셀프·무대는 날것, 그래서 더 빛났죠'

데뷔 45주년 민해경이 전하는 '80년대 아날로그 청춘기'
10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서 전영록과 합동콘서트
"80년대의 매력은 신선함과 꾸미지 않은 실력"

"멀리서 보면 다정하지만, 다가서면 외롭게 해."

그녀의 대표곡 가사처럼, 민해경은 부드러운 매력 속에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디바다. 10일 마포문화재단 콘서트 ‘어떤가요’ 무대를 앞두고 그녀는 지난 46년간의 여정을 되돌아봤다.

발라드 곡으로 데뷔한 민해경은 이후 '미니스커트', '보고 싶은 얼굴' 등 댄스곡을 비롯한 다양한 히트곡으로 1980년대 최고 디바로 자리매김 한다. [사진 = KBS]

1979년 ‘누구의 노래일까’로 데뷔하기 전부터 민해경은 고등학교 선배이자 가수 이세진의 소개로 무대에서 노래하며 가수의 길을 준비했다. 이후 TBC 서울가요제 신인상 수상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발라드에서 시작해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사랑은 이제 그만’, ‘미니스커트’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1980년대 최고 디바로 자리 잡았다.

민해경은 단순한 성공에 머물지 않았다. 굽 높은 힐을 신고 발에 피가 나도록 안무 연습을 하며 이미지 변신에 도전했다.

마포문화재단 기획 시리즈 '어떤가요' 11번째 공연으로 듀엣 콘서트를 앞둔 가수 민해경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니스커트, 란제리룩, 레깅스룩 등 파격적인 스타일은 큰 화제를 모았지만,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방송국 의상 문제로 출연 금지를 당한 일화를 떠올리며 그는 "시대의 한계를 넘어야 했죠"라고 회상했다. 이어 "1980년대 가요계의 매력은 준비되지 않은 신선함과 꾸미지 않은 실력"이라며 "우리 세대는 스스로 모든 걸 고민하고 표현해야 했다. 곡 해석부터, 스타일링이나 헤어, 메이크업까지. 그래서 각자의 색깔이 뚜렷했다"고 했다.

1990년대에는 신해철과의 협업을 통해 신시사이저와 블랙뮤직 장르를 도입하며 음악 세계를 확장했다. 민해경은 "그의 음악적 비전을 믿고 도전했다"며 "제 음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마포문화재단 기획 시리즈 '어떤가요' 11번째 공연으로 듀엣 콘서트를 앞둔 가수 민해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 18집까지 발매하며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이어온 그는 "자연스러움을 향한 여정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번 ‘어떤가요’ 콘서트에서는 전영록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민해경은 "목소리가 지금처럼만 나온다면 앞으로 5년 정도 더 활동한 뒤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46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그녀의 무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문화스포츠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