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3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불발과 관련해 한국 정치와 사법을 둘러싼 혼란이 심화했다는 지적이 일본 언론에서 나왔다.
보수성향인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4일 '계엄령 후 혼란,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의 정치와 사법'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공수처가 3일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경호처 등과 대치하다가 철수한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규모 충돌 등이 일어나지 않았던 점은 다행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이 매체는 "각자 주장에 근거해 이대로 행동을 계속하면 심각한 충돌로 발전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179명이 사망한 비행기 사고(제주항공 참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둔 점, 북한 동향 등 국제 정세도 요동치고 있다"라며 "한국 정치와 사법의 기능 부전이 내정과 외교에 줄 악영향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라고도 했다. 또 "(한국의) 여야와 사법 관계자 등 모든 당사자가 냉정을 되찾아 견해차와 문제를 정리할 때가 온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서로 지혜를 내 사태를 수습할 방책을 찾아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12·3 비상계엄 사태 후 후속 상황을 연일 1면 등에 배치하는 등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일본 언론은 4일에도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2차 변론 준비기일 소식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한편 공수처는 3일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5시간 넘도록 경호·군 인력과 대치 끝에 끝내 집행이 무산됐다. 대치 당시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가디언 등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대치 상황을 속보로 전했다. 또 NYT는 홈페이지 가운데에 라이브 페이지를 개설해 실시간 뉴스를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상황이 종료된 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탄핵당한 대통령이 체포 시도를 막아냈다"면서도 "민감한 시기에 정치적 혼란이 찾아왔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 또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시도 국면에서 한국의 정치 위기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