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정치 테마주 광풍이 여전하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기존 테마주는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반면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관련주가 새롭게 등장했다.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기성 자금이 상장사를 옮겨 다니면서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주식시장에서 우원식 의장 테마주로 꼽히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뱅크웨어글로벌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우 의장 신뢰도가 급상승했다는 소식이 투기심리에 영향을 줬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에게 최근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개별 신뢰도를 물은 결과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였다. 조사 대상 정치인 가운데 신뢰가 불신보다 높은 유일한 정치인으로 꼽혔다.
발 빠른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우 의장 인맥주 찾기가 이뤄졌다. 1957년생인 우 의장은 경동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이에 경동고 출신 임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장사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후발 주자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신규 상장사 N사를 추천하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우 의장이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노력한 것을 바탕으로 테마주를 찾았다.
삼보산업과 넥스트아이 등은 이준석 의원 테마주로 거론되면서 급등했다. 이 의원은 JTBC 뉴스룸에 나와 '대선 출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월에 탄핵 결과가 나오면 참여가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코이즈 토탈소프트 이스타코 일성건설 형지엘리트 등 기존 정치 테마주는 급락했다.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국거래소가 지정하는 투자경고 종목도 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21개 상장사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한가 종목이 늘었다"면서 "정치 테마주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실적 개선 기대주와 낙폭 과대주로 관심이 이어지면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상황은 일부 테마주로만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대다수 상장사는 소외당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