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조유진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내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변화에 대응해 대외관계장관회의를 정례화하고,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민관 합동회의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대외신인도 유지와 민생 안정 방안 등을 담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 처음으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내 정치상황과 미국의 신정부 출범 등으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금융·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은 일단 진정됐지만 안심할 수 없고, 국민과 우리 기업은 물론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제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경제팀이 민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한국경제설명회(IR)를 개최하고 국제금융과 국제투자협력 대사를 파견해 우리 경제상황과 대응노력을 국제사회에 적극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 투자가들의 어려움을 원스톱으로 해결해 주는 범정부 옴부즈만 TF를 가동하고, 대외신인도 제고의 핵심인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가 있은 4일부터 매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열고 실시간으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왔다. 정부는 F4 회의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내달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경제·외교부처가 함께하는 대외관계장관 간담회를 정례화해 경제협력과 통상 현안, 공급망 안정성을 점검하고 즉각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대외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민간의 대외협력 역량도 최대한 참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발 보호무역 등 대내외 여건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튼튼한 산업체질을 갖추겠다"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민관 합동회의로 확대 개편해 산업별 정책과 대응방안의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반도체와 항공·해운물류 분야에 이어, 석유화학, 건설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생 안정을 위해 정책 속도도 가속하겠다고도 밝혔다. 최 부총리는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이 새해 첫날부터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회계연도 개시 전 배정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배정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공공기관·민간투자 등 가용재원을 총동원한 내년도 상반기 신속집행 계획도 곧 발표하겠다"며 겨울철 취약계층을 위한 추가 지원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이 같은 4가지 정책방향을 구체화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연내 발표하겠다"며 "지금은 우리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국회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당초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점을 내년 초로 연기했으나, 앞서 탄핵 부결과 가결, 이 과정에서 정치적 불확실성 증폭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 등 내수 부진 대응 실기 우려가 커지자 발표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반도체특별법', 'AI 기본법', '전력망특별법' 등 우리 산업의 향후 운명을 결정지을 법안들이 연내에 최대한 처리될 수 있도록 산업계의 목소리를 국회에 설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