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석열 탄핵소추안 본회의 통과…찬성 204표(종합)

윤석열 "잠시 멈춰서지만 포기 않을 것"
이재명 "1차전 승리 축하…궁극적 승리해야"
한동훈 "탄핵 불가피…우리당, 헌법수호 정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2·3 비상계엄 사태 11일 만인 14일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서명이 담긴 탄핵소추의결서 사본이 대통령실에 전달되는 즉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 결과 300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 7일 탄핵소추안 첫 번째 표결 당시에는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불참하면서 195명만 출석해 자동폐기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표결 직전까지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격론을 벌인 끝에 '탄핵 부결' 당론은 유지하되, 표결에는 참석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우원식 의장 "국민 용기와 헌신이 탄핵 이끌어"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우 의장은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우리 국회는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국민의 대표로서 엄숙히 선서한 헌법 준수의 약속에 따른 결정"이라며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한 용기와 헌신이 이 상황을 이끌었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국민의 삶으로 증명된다. 이제 함께 한 걸음 더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며 "국민의 생업과 일상이 빠르게 안정되고 외교, 국방 등 모든 면에서 대내외적 불안과 우려 커지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고 협력하겠다. 정부 공직자들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맡은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길 바란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드린다. 자영업, 소상공인 등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며 "대한민국 미래는, 우리의 희망은 국민 속에 있다. 희망은 힘이 세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헌재 "신속·공정 재판"…尹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

연합뉴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5시20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탄핵소추의결서 원본과 사본에 각각 서명했다. 의결서 원본을 전달받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6시15분 헌법재판소에 접수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다음 주 월요일(16일) 오전 10시 재판관 회의를 소집해 사건처리 일정을 논의하겠다"며 "변론준비절차에 회부하고, 수명재판관 2명을 지정하고, 헌법연구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의결서 사본은 국회 의사국 과장이 직접 대통령실에 전달한다. 사본이 대통령실에 전달되는 시각부터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

윤 대통령도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입장문을 내고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 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1차전 승리 축하…궁극적 승리 향해 나아가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대회에 참석해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탄핵안 가결 이후 입장 발표를 통해 "1차전의 승리를 축하드린다"며 "이제 겨우 작은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오늘 잠시 이렇게 승리를 자축하지만, 그들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부정하고, 끊임없이 다시 자신들이 지배하는 나라로 되돌아가고자 획책하고 있다"며 " 우리가 힘을 합쳐 그들의 반격을 막아내고, 궁극적 승리를 향해 서로 손잡고 함께 나아가야 하지 않겠냐"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국회로 달려 나와 계엄군의 진입을 막고 경찰 통제에 항의해준 분들이 계셨기에, 엄동설한임에도 밤새워 국회 출입문을 지키며 국회를 지켜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날마다 국회 앞에 모여 응원봉을 들고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수호를 목 놓아 외쳐주신 국민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또 한 번 승리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국민의힘 "국민께 죄송"…한동훈 "탄핵 불가피…우리 당, 헌법 수호 정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도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의 조기하야를 통해서 국민들이 안정되기를, 안심하기를 바랐는데 탄핵으로 직무 정지된 점은 늦었지만, 국민께는 안심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대통령이 탄핵까지 오게 된 부분에 대해서 우리 당도 무겁게 이 부분을 받아들여야 하고, 국민께 반성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또다시 대한민국의 불행이 시작됐다"며 "참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한동훈 대표는 "지금 이 심각한 불법 계엄 사태를 어떻게든 국민들의 피해 최소화하면서 정리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사퇴를 비롯한 질서 있는 퇴진도 심도있게 검토했다"며 "윤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무산된 상황에서 대통령 직무를 조속히 정지시키고 상황을 정상으로 빨리 되돌리기 위해서는 탄핵의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한 건 여러 가지 힘든 일이다. 당원들이나 저도 마찬가지"라며 "그렇지만 우리 당이 민주주의 정당이고 헌법을 수호하는 정당이다. 그런 차원에서 임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치부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정치부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정치부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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