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테마주가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정치 테마주 대장주격인 오리엔트정공이 하루 거래를 쉰 가운데 개미들은 지인 테마에서 정책 테마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오픈놀, 메디앙스, 대성창투, 린드먼아시아 등이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미니인턴'을 운영 중인 오픈놀과 유아용품 업체 메디앙스는 일자리와 저출산 대책 관련주다. 과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는 공통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상반기 대통령 선거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주로 '매수' 주문이 몰렸다.
같은 맥락에서 어린이와 가족 대상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캐리소프트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아용품 업체 제로투세븐과 아가방컴퍼니는 각각 18%, 14% 올랐다. 채용 매칭 플랫폼 운영업체 원티드랩 주가는 24%가량 상승했다.
벤처투자회사인 대성창투와 린드먼아시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발언이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이 대표는 '여·야·정 비상 경제점검회의 구성'을 제안하고 "반도체와 중소ㆍ벤처기업이 생존기로에 놓여 있다"며 "이들에 대한 특별자금 지원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발언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날 정책 관련주가 급등한 반면 기존 테마주인 에이텍모빌리티, 토탈소프트, 형지I&C 등은 하락했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닷새 만에 200% 이상 오른 오리엔트정공과 동신건설은 이날 하루 거래를 중단했다. 한국거래소는 시장감시 규정에 따라 하루 동안 매매가 정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주가 급등에 따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한 상장사는 총 16개사다. 6일 3개사를 지정한 데 이어 9일 4개사, 10일 9개사를 지정했다. 한국거래소의 투자 경고에도 정치 테마주에 편입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테마주로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당분간 다양한 정치 테마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