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왜 투표 안 하십니까?'…계엄령 이후 뜻밖의 특수 누리는 곳

비상계엄 후 집회 인원 ‘껑충’
피켓 주문량 평소보다 3배

전국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가 이어지면서 프린트 전문 업체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손피켓과 손카드 등의 제작 주문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일인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들의 손마다 '윤석열을 거부한다'라고 쓰인 손피켓이 들려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프린트 전문 업체에는 벽면에 ‘윤석열 퇴진’ ‘탄핵하라’ 등 시위 문구가 적힌 도안이 붙어있었다. 직원 홍모씨(54)는 “지난주도 주말 전에 시위 관련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며 “연말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주문이 많이 빠져 걱정이 컸는데, 집회·시위 피켓 제작 주문이 그 공백을 메꿔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중구의 또 다른 프린트 업체는 일주일 새 50% 이상 주문 많아졌다. 사장 채광연씨(55)는 “원래 연말엔 달력이나 다이어리 주문이 많은데 몇 년 사이 크게 줄어 힘들었다. 갑자기 시위가 많아지면서 회사 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온라인 피켓 제작 업체 사장 이모씨(51)는 “‘○○○ 의원님 왜 투표 안 하십니까?’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 피켓 제작 주문이 몰리고 있다”며 “평소 주문량의 3배를 넘어선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있던 지난 3일을 전후로 서울 집회 신고 인원이 급증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19만2928명이었으나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61만3479명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집회 시위가 한창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수는 일시적일 뿐 인쇄업계가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결국 업계가 살기 위해서는 정국이 안정되고 경제가 호황이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사회부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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