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이른바 황금폰이 있다면 야당에 제공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비상계엄령의 트리거(방아쇠)가 된 것 같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무슨 의도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같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특수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의원들끼리 많이 했다"며 "예를 들어서 전날엔 명태균씨가 기소된 것이 주요 이슈였다. 명태균씨가 특검을 받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의사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전날 창원지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명씨를 구속기소했다. 앞선 2일 명씨의 변호를 맡은 남상권 변호사는 "만일 명씨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면, 검찰이 아닌 국민 앞에 언론을 통해 제출하거나 재판부 또는 정권 획득을 노리는 민주당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미 검찰 등에 (명씨 사태 관련) 주체자가 (자료를) 제공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미리 입수하고 도저히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버티지 못할 거라고 인식하는 의원들이 있었다"며 "야당은 수사과정에서 뭔가 나온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 본인이 법률가 출신인데, (계엄령은)헌법에도 위배된다. 또 포고령을 보면 의대 문제가 나오는데 두서없는 시도였다"며 "내란에 준하는 행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이 2차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 다수는 윤 대통령을 '이제 무엇을 할지 모르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당장 이번 주부터 지지율 한 자릿수 찍을 게 자명한데, 궁지에 몰리면 뭐라도 해야겠다는 심리가 있다. 평소 같으면 상상도 안 하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 분위기에서는 바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또 범야권에서 모든 절차를 밟기 전에, 예를 들면 시간을 두고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최후통첩을 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