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 기대감 속 기술주 강세
세일즈포스·마벨 실적 호조에 급등
파월 "경제 예상보다 더 강력"
6일 노동부 11월 고용 보고서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4일(현지시간)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4만5000선을 처음 돌파했다. '산타 랠리' 기대감 속에 기술주가 뛰었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지수가 상승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8.51포인트(0.69%) 오른 4만5014.04에 장을 마감해 처음으로 4만5000선을 넘어섰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6.61포인트(0.61%) 상승한 6086.4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4.21포인트(1.3%) 상승한 1만9635.12로 거래를 마쳐 역대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종목별로는 기업용 소프트웨어(SW) 회사인 세일즈포스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 후 10.99% 치솟았다. 반도체 회사인 마벨 테크놀로지 역시 예상을 웃돈 실적과 4분기 낙관적인 실적 전망 공개 후 23.19%나 급등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3.48% 뛰었다.
래퍼 탱글러 인베스트먼츠의 낸시 탱글러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이 나와 기술주 거래는 끝났다고 말했다"며 "업종 실적을 보면 지난 7월 이후 뒤처졌지만 (실적이) 다시 가속화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다른 업종 강세로) 확대된다고 해서 제로섬 게임은 아니며, 기술주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뜻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미 경제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낙관적인 평가를 한 것도 투심을 자극했다. 그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뉴욕타임스(NYT) 딜북 서밋 행사에서 "경제는 우리가 지난 9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하다"며 "경제 성장을 촉진하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중립금리 수준을 찾을 때까지 Fed가 보다 신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견조한 경제 성장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는 점진적인 금리 인하 방침이 담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도 궤를 같이한다.
반면 이날 공개된 민간 고용 지표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14만6000건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16만6000건과 지난 10월 수치(18만4000건) 모두 밑돌았다. 다만 ADP 민간 고용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정확한 현황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고용 동향은 6일 미 노동부가 발표할 11월 고용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20만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1월에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77.5%,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22.5% 반영 중이다. 12월 스몰컷(0.25%포인트 금리 인하) 단행 후 1월 동결 가능성은 64.5%다.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bp(1bp=0.01%포인트) 내린 4.1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4bp 하락한 4.13%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편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해제 사태로 뉴욕증시에서 하락했던 한국 관련주는 이날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5.44% 뛰었고, 포스코홀딩스는 0.69% 올랐다. 반면 쿠팡은 0.21% 내렸고 KT와 KB금융은 각각 2.66%, 0.56% 밀렸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07% 내린 1413.44원을 기록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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