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짜고 맵고는 결국 쓰리고…MZ도 많이 걸린다는 속병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 32% 증가
복통·설사·체중 감소·피로감 등
전문가 "서구식 식생활·인스턴트 음식 영향"

기사와 직접 연관 없는 사진. 펙셀스

단짠맵(달고 짜고 맵고)의 MZ세대 사이에 자극적인 음식과 서구화된 식습관이 유행하면서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의 유병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과 크론병(Crohn’s disease) 국내 환자 수가 2017년 6만741명에서 2021년 8만289명으로 32%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에는 환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장 조직이 공격받는 만성 면역성 질환으로 만성적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염증 반응이 누적될 경우 장 구조의 변형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과 직장에 국한돼 나타나는 반면,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서 발생이 가능해 더욱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20대 연령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잦은 서구식 식생활과 인스턴트 음식 섭취 등 환경적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김성은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젊은 환자에게서도 발병하는 질환이기에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필요하다"며 "진료실 현장에서도 나이 어린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찍 발병할수록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고 예후도 좋지 않다. 특히 연령이 어린 환자는 영양분 흡수 불량으로 인한 체중 감소가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염증성 장질환은 질병 분류상 희귀난치질환에 속해 완치가 어려운 병으로 알려졌으나, 적극적이고 꾸준한 치료를 통해 안정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목표는 증상 완화뿐 아니라 점막이 치유된 상태로 만들어 장 손상이 더는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며 "만성 염증의 지속은 암 발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어 지속적이고 철저한 염증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힘든 치료 과정을 극복해 양질의 삶을 유지하려면 개인의 특수한 상황에 대한 고민을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슈&트렌드팀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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