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에…대통령실 '韓기업 영향 불가피, 선제 대응'

성태윤 실장 주재 긴급 경제·안보 회의
멕시코·캐나다 진출 韓기업 부정 영향
"선제적 시나리오별 종합 대응책 점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안보 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지 한국 기업의 대미 수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부처에 사전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27일 오후 성태윤 정책실장 주재로 '미국 신행정부 통상·관세 정책 관련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공개된 미국 통상·관세 정책 방향과 이에 따른 예상 영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 인선을 마무리하자마자 발표한 '관세 폭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이하 현지 시각)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는 데 필요한 모든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다른 추가 관세에 더해 10%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현재 우리 기업들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상당수 진출해 있다"며 "멕시코와 캐나다의 전 품목에 대한 25% 관세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멕시코·캐나다에서 생산하는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에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현지에서 멕시코·캐나다 부품을 조달해 생산하는 우리 기업들과 멕시코·캐나다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에도 영향이 있다는 점도 산업 및 분야별로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했다.

중국의 경우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우리 진출 업체 대부분이 내수 위주로 생산 중이고 미국 수출은 많지 않아 관세부과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경우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며, 제3국에서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도 점검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성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같은 돌발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사후적으로 각각 대응하기보다는 선제적인 시나리오별 종합 대응 방안을 점검·강화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부처별로 유의해야 할 특별 대응 사항을 전달하고, 우리 대응체계를 한 단계 높여 강화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에는 기존 멕시코·베트남 진출기업 간담회 이외에도 캐나다·중국 진출 기업과의 간담회를 지속하는 등 현지 기업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라고 지시했다.

또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사전에 검토하고, 우리 주요 기업에 미칠 구체적 영향을 추가적으로 심층 분석하라고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에는 미국 정책에 따른 영향 및 대응 방안, 업계 소통 방안, 대내 홍보 방안, 국내 제도 개선 방안 등 조치 계획을 수립해 이를 우리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기회로 활용하도록 주문했다.

외교부에는 주요 대미 무역 흑자국 등과 함께 대미 협상 현황을 공유하고, 일본·캐나다 등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 국가, 반도체 보조금 수혜 국가들과도 공동 대응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미 신행정부 인사와의 맞춤형 아웃리치를 계속 확대,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앞으로 정부는 미 신행정부의 정책 방향 전반과 관련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을 비롯해 해외 시장과 공급망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교역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미국 측과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상황을 낙관하지 말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각오로 면밀한 대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처에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조구래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등이 참석했다.

정치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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