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홈플러스가 과거에 올린 수능 응원들이 올해도 누리꾼 사이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5일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두고 홈플러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수능 응원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홈플러스 창고형 온라인몰 더 클럽은 SNS 공식 계정에 "순응이 곧 끝납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수능과 발음이 유사한 순응을 키워드로 쓴 글이다. 순응(順應)은 환경이나 변화에 적응해 익숙해지거나 체계, 명령 따위에 적응해 따른다는 의미다.
글에는 "12년의 길고 길었던 교육 과정이 마무리된다. 매일 같은 시간에 등ㆍ하교 하고, 점수에 의해 등급으로 줄 세워지고, 싫어도 의무적으로 해야 했던 모든 순응으로부터 해방될 거다"라고 적었다. 이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었고, 인생의 가치가 대학 순위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먼저 성인이 된 우리들은 이미 알고 있다"면서 "10대 청소년 개개인의 가치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이다"도 했다. 그러면서 "순응이 곧 끝난다. 우린 당신이 제대로 찍길 바란다. 정답을 찍는 것이 아니라 이 시스템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하길 바란다. 우린 당신이 제대로 붙길 바란다. 대학에 붙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기조대로 세상과 제대로 한 판 붙길 바란다"고 했다. 글은 "순응이 곧 끝난다"면서 "이제 세상에 불응할 수 있는 성인이 된 수험생 여러분을 응원한다"고 맺었다.
이 글은 당시 홈플러스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댄 결과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2019년 당시에도 누리꾼들은 "최고의 글", "폭풍공감", "명문이다"는 찬사를 보냈다. 이 글을 한 커뮤니티에 올린 누리꾼은 "다시봐도 명문"이라고 평가했다.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수능과 순응 라임보소 힙합이네", "정답을 찍는것이 아니네", "명문이다 명문"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누리꾼은 "수능 본지 10년이 넘어가는데 그때는 그게 세상 전부인 줄 알았다"면서 "물론 좋은 대학 가면 좀 더 쉽겠지만 꼭 그게 전부는 아니더라. 다 살아갈 수 있다"고 적었다. 일부 누리꾼은 글 취지와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그렇지만 이 사회가 그 줄세우기에 목숨을 걸고 있다", "슬프게도 고교졸업이 아니라 대학졸업하고 나서도 아직 인생을 등급으로 메기는 사람들 많다","하지만 사는건 대충 성적순이 맞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