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기획 데드라인 압박 통했나…여의도 시범 '노인복지시설' 수용

서울시 '신통기획 처리기한제' 도입 강수에
여의도 시범, 정비계획 변경안 재공람 착수
노인복지시설 수요 늘어 도입 증가 전망

노인복지시설(데이케어센터)을 지어 공공기여하는 것을 두고, 서울시와 1년여간 갈등을 빚었던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마침내 정비구역지정 재공람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시가 신통기획 사업지의 구역 지정 기한을 ‘2년’으로 명시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사업을 취소하겠다는 초강수를 둔 결과다. 노인복지시설을 공공기여하는 아파트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여의도 시범아파트 모습.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노인복지시설 결국 짓는다

영등포구청은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결정·정비구역 지정(안)·지구단위계획 결정(안)’ 재공람을 14일 실시했다.

재공람하는 정비계획안의 골자는 노인복지시설을 건립해 공공기여한다는 내용이다. 정비계획안에는 ‘노인인구 비율 증가에 따라 어르신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복지시설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노인복지시설은 영등포구에 귀속되며 구청이 운영·관리도 맡는다.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은 2332㎡로 계획됐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조합은 노인복지시설과 함께, 문화시설, 입체보행로 등도 공공기여하기로 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2021년 11월 신통기획을 신청했고 1년 후인 2022년 11월 신통기획을 확정했다. 정비계획 결정안은 지난해 10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수정 가결됐다. 이후 주민들이 데이케어센터 건립에 반대하면서 1년 넘게 결정고시가 이뤄지지 못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제공

주민 반발에 오세훈 시장은 지난 8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의 속도를 높이고자 하면서,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의무는 외면하는 이기적인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데이케어센터가 없다면 신통기획도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후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지난달 조합에 정비계획 보완을 요청했고 한달 여 만에 재공람이 이뤄졌다.

서울시가 지난달 ‘신통기획 단계별 처리기한제’를 도입한 것도 조합에 압박 요소로 작용했다. 단계별 처리기한제는 신통기획 대상지 선정 이후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자문 후 결과 통보(1개월), 주민공람(2개월), 신통기획 완료 후 도계위 심의 상정(2개월), 정비계획 결정고시(3개월)까지 단계별로 기간을 정하고, 기준에 따라 다음 단계를 추진하지 못할 경우 신통기획 절차가 취소된다. 시는 이 아파트 조합에 12월30일까지 수정가결 의견을 보완해 정비계획 결정고시를 요청하도록 했다.

데이케어센터 도입 늘어날 듯

노인복지시설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범아파트뿐 아니라 다른 단지에서도 도입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 진흥아파트도 조합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데이케어센터를 수용해 공공기여시설로 포함해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신통기획 자문방식 1호였던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노인복지시설을 공공기여 시설로 확정했고 자문을 시작한 지 11개월 만인 지난 8월 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한편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현재 1584가구이나, 재건축 후 2473가구(최고 65층·임대주택 343가구)로 늘어난다. 전용 면적별 가구수는 59㎡ 308가구, 84㎡ 1181가구, 103㎡ 404가구, 128㎡ 383가구, 154㎡ 135가구, 178㎡ 56가구, 200㎡ 6가구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추정비례율은 95.44%다. 시범아파트 전용 60㎡(18평)를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후 전용 59㎡를 분양받을 경우 8500만원가량을 환급받고, 전용 79㎡를 보유한 조합원이 84㎡를 분양받을 경우 2억3200만원을 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7500만원의 80% 미만 가격으로 산정됐다. 다만 종전자산은 실거래가 등을 기준으로 추정한 액수로 향후 사업시행인가 고시일 기준으로 감정평가 실시 결과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건설부동산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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