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서울 대표 낙후지역이자 도시재생 1호 사업지였던 창신동 일대가 신통기획으로 64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먼저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된 창신·숭인동 일대와 가까운 구 창신9·10구역의 신통기획이 확정됐다.
13일 서울시는 창신동 23-606(구 창신9구역)과 629(구 창신10구역) 일대를 신속통합기획 신규 대상지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창신동 23-2·숭인동 56-4 일대를 포함해 총 4개소, 34만㎡ 면적을 통합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창신동 23-2·숭인동 56-4 일대는 지난해 7월 신통기획이 확정됐고 최근 정비구역 지정을 마쳤다. 지난 8월 창신동 23-2 일대에는 최고 28층·1038가구, 숭인동 56-4 일대에 최고 26층 ·974가구를 조성하는 정비계획이 수립됐다.
창신동 일대는 2007년 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되다 2013년 지구 지정이 해제되면서 보존 중심의 도시재생이 이뤄졌다. 노후주거지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주택공급, 기반시설 등 물리적 주거환경 개선은 미흡했다.
신통기획이 확정된 대상지 두곳(창신동 23-606, 629 일대) 경사가 가파른 구릉지인데다 도로가 협소하고 노후 건축물이 전체의 95%에 달하는 등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다. 사업지 주변에 한양도성, 흥인지문 등 국가유산들이 있어 앙각규정 등 개발 제약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창신동 일대를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강북 대표 주거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역사 ·경관 가치는 살리고 지하철역 등 교통 편의성을 살려 쾌적한 도심 주거단지로 조성한다. 창신동 23-606 일대는 2500가구 내외, 창신동 629 일대는 1900가구 안팎의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추진방향은 △지역 연결성 강화와 교통 환경 개선을 위한 교통체계 정비 △경사지 극복과 주변과 연계되는 보행동선 구축 △구릉지·한양도성 등 제약을 극복하는 유연한 계획으로 사업여건 개선 △낙산·한양도성을 고려한 높이 계획으로 열린 도시경관 창출이다.
대상지 일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창신길의 폭을 넓혀 남쪽 종로와 북쪽 낙산길로의 진출입을 개선한다. 종로로 집중될 수 있는 교통량 분산을 위해 동쪽 지봉로와 서쪽 율곡로를 잇는 동서 연결도로도 확충할 계획이다.
급경사로 불편하고 단절됐던 보행환경도 개선한다. 한양도성(서측)과 대상지(창신23-606, 629), 채석장전망대(창신23-2)를 거쳐 창신역(지봉로)을 지나 숭인근린공원(동측)까지 이어지는 약 900m에 달하는 동서 입체보행로를 설치한다. 보행, 소통이 이어지도록 보행 육교와 엘리베이터 등을 연결한다.
구릉지, 한양도성 등의 지역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유연한 개발계획을 수립한다. 구릉지 위쪽에 위치해 접근이 어려웠던 노인복지센터,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을 창신길과 종로 이면부 등 하부로 이전한다. 공원과 도서관, 공영주차장을 합친 쌈지마당, 주민센터와 파출소 등 공공청사 시설을 복합화해 주민 편의성을 높인다.
한양도성 일대 지형 차이와 경사를 활용해 테라스하우스나 필로티, 연도형 상가 등을 적용하는 한편 앙각규정 등 제약사항은 극복하고 사업 여건은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한양도성·낙산 등 역사유적,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영역별 높이 계획을 유연하게 수립해 다채로운 경관을 조성한다. 전체 높이는 낙산(125m) 이하로 정하고 한양도성과 낙산능선변은 중·저층, 종로·창신길 변은 고층을 배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신통기획이 확정됨에 따라 정비계획 수립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신통기획 절차가 간소화돼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 심의, 사업시행 계획 통합심의로 사업기간도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창신동 일대는 개발제약이 큰 대상지임에도 불구하고 노후 주거지 정비라는 신속통합기획 본연의 목적 달성을 위해 주민과 공공이 힘을 모아 추진한 사업"이라며 "창신동과 숭인동 4개 지역을 한양도성의 역사?문화와 낙산 경관, 도심의 편의성을 모두 누리는 도심 대표 주거지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 주택시장에 숨통을 틔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