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가장 오래된 100년 성당 아세요?… 사제 사망보험금으로 지어

대한성공회 부산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

26~27일 콘서트·감사성찬례, 설운도 공연

부산에 100년 된 성당이 있는 걸 아시나요?

성당이나 교회 예배당 중 부울경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100살짜리 건물이 있다. 부산 중구 대청동에 1924년 축성된 뒤 증축을 거쳐 현존하는 대한성공회 부산주교좌성당이다.

축성 100년을 맞는 부산 중구 대청동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

1903년 부산에 살던 일본인 성공회 신자들과 캐나다 성공회 선교사 카트라이트 사제가 교회를 설립한 뒤 1914년 선교사가 숨지자 그의 사망보험금과 신자들의 헌금으로 1924년 지어진 성당이다. 로마네스크 건축양식을 간직한 이 성당은 2013년 등록문화재 제573호로 지정됐다.

오는 26일 오후 5시 30분 가수 설운도가 이 성당을 찾는다. 축성 100주년 기념 콘서트 무대에 올라 구수하고 맛깔난 트로트와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여성 중창단 다올은 고전에서 현대까지 교회음악의 정수를 선보이고 문화심리학자 박상미 박사는 마음 근육을 튼튼하게 만드는 비법을 강연한다.

이날 열리는 축성 10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엔 100주년 기념 굿즈와 성당 체험부스도 차려져 이웃과 함께할 예정이다.

이 성당이 세워질 때 꾸려진 종탑은 100년째 소리를 내고 있다. 매일 아침 울리던 종소리가 어느 때부터 이웃 주민이 놀라지 않게 주일 오전 11시만 세상에 나오는 게 달라졌을 뿐이다.

대한성공회 부산주교좌성당에 있는 100년 된 종탑.

매주 성당 미사에 참여하는 70여명의 신자와 사제가 볼펜으로 직접 쓴 성경 필사본도 이날 손님들을 맞이한다. 지난해 봉헌된 이 필사성서는 부산주교좌성당의 모든 신자가 참여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서 전체를 깨알같이 베껴 8개월여 만에 완성한 거룩한 책자다.

신자 김혜정 씨는 “복음 두편을 필사로 썼다”며 “6.25 전쟁 때 어머니가 피란하셨던 곳도 이 성당이어서 집에서 멀어도 결혼 후 줄곧 다니고 있다”고 애착했다.

이성호 요한 신부는 “성공회 감사성찬례는 개신교 예배와 천주교 미사 등과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지역의 많은 교회에 오래된 그리스도교 건축물의 존재를 알려 선교사들의 노력과 헌신을 기억하고 우리의 신앙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자와 사제 70여명이 참여해 완성한 필사 성서.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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