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기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테스트가 내년 초부터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당초 올해 12월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테스트에 참여하는 은행들의 시스템 개편 시기가 맞물리면서 안전성을 위해 시기를 조정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과 함께 일반인 10만명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시행할 예정이었던 CBDC 실거래 테스트는 은행들의 자체 시스템 개편 영향으로 내년 초로 시행이 미뤄졌다. 디지털 원화 실거래 테스트는 은행의 시스템 개편 뒤 보안 점검이 끝나면 베타테스트를 거친 후 진행될 예정이다.
CBDC는 전자적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화폐를 뜻한다. 현금보다 발행비용이 적게 들고 사용의 편리성, 투명성 등을 제고할 수 있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는 한은을 중심으로 2020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와 실험을 시작했다. CBDC 실거래 테스트는 작년 11월 말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추진한 ‘CBDC 활용성 테스트’의 일환이다. 은행이 디지털 바우처 기능이 적용된 예금 토큰을 발행하면 일반인 참여자들이 해당 토큰을 활용해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처에 대금이 지급된다. 해당 테스트를 통해 CBDC 기반의 예금 토큰을 실제 상거래에 사용할 수 있는지 실험한다.
실거래 테스트에 참여할 은행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절차를 거쳐 10월 말~11월 초 중 금융위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관련 인프라 구축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가상자산 수탁 경험이 많은 국내 주요 은행들이 테스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은행들의 예금 토큰 발행이 허용되면 참가 은행들은 테스트에 참여할 개인과 상점을 모집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현재 일부 은행들이 자체적인 시스템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실거래 테스트 착수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미뤄질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은행들은 행 내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앞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14일 한은 국정감사에서 “규제 샌드박스 절차가 9월까지는 끝났어야 했는데 9월 말에 신청이 들어와서 일부 참여 은행의 경우 아직 시스템 개발도 착수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너무 서두르지 말고 굉장히 중요한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이니 신뢰도, 안전성,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잘 체크해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유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