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36년 만에 첫 희망퇴직…체질 개선 나선다

만 45세 이상·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자 대상
롯데 유통 계열사 중 3번째 희망퇴직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1988년 국내 법인 설립 이후 36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계속되는 소비침체와 실적 악화 탓에 비용절감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이날 오전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으로, 대상자에게는 18개월 상당의 급여와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이 지급된다. 신청 기한은 다음 달 4일까지다.

세븐일레븐 외관.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이 희망퇴직을 단행하게 된 건 편의점 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는 동시에 소비침체까지 겹친 영향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의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은 2022년 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지난해에는 적자 폭이 551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441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데 더해 매출 증가세까지 둔화했다.

체질 개선 차원에서 점포 수 역시 줄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4월 인수한 편의점 미니스톱의 2600여곳 점포를 대상으로 브랜드 전환 작업을 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기존 점포를 정리했다. 그 결과, 2022년 1만4265개였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3130개까지 줄었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프랜차이즈 편의점 사업의 포문을 연 곳으로 평가받는다. 1988년 법인 설립 후 이듬해 5월에 국내 최초의 편의점인 서울 올림픽점을 열었다. 이후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이 1994년 롯데쇼핑에 인수되면서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후 로손과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등 편의점들을 차례로 합병해왔다.

세븐일레븐의 이번 희망퇴직은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를 통틀어 올해 세 번째다. 앞서 e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지난 8월에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두 업체 모두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유통경제부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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