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금융주의 시간 오나…줄줄이 신고가

KB금융, 7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장중 신고가
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JB금융지주도 장중 신고가 경신
양호한 실적·주주환원 기대감이 금융주 강세 떠받쳐
기업가치 제고 계획 내놓을 종목에 주목

한동안 주춤했던 금융주들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양호한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 등으로 투자자들이 다시 금융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말로 갈수록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금융주들이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은 전일 6.46% 오른 9만7200원에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장중 9만8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97% 상승한 메리츠금융지주도 장중 10만52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고 한국금융지주, JB금융지주도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신한지주 1.04%, 하나금융지주 4.59%, 우리금융지주 3.96% 등 상승하며 금융주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후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 금융주들은 상반기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우려가 반영됐고 특히 지난달 발표된 밸류업 지수에 예상외로 금융주가 많이 편입되지 못하면서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조정을 거친 금융주는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주의 양호한 실적 전망과 주주환원 확대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은행주는 5.2%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 1.1% 대비 큰 폭의 초과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미국의 11월 추가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우려가 거의 소멸된 데다 25bp(1bp=0.01%포인트) 인하 확률이 여전히 높지만 동결 가능성 또한 제기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4%를 상회하는 등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주에는 각국의 은행주들이 모두 시장 대비 초과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융주들이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국내 은행주의 경우 지난주에만 외국인이 2200억원 넘게 순매수하는 등 수개월 만에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된 점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3분기 은행지주사(기업은행 포함) 추정 순이익은 약 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약 5조9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성장률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면서 이자이익 감소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 규모도 우려보다 크지 않아 대손비용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밸류업 기대감도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9월 말 밸류업 지수가 공개된 날 일부 금융주들이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지수에 포함되지 않아 급락한 바 있으나 그 자체만으로 금융주가 밸류업 프로그램 제1의 수혜주라는 점이 달라지진 않는다"면서 "올해 금융주는 1월 말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언급되면서 1~2월에 강세를 보였고 금융주 실적 발표에 해당하는 시기인 4~5월과 7~8월에 강세를 보였다. 실적 발표 시기에 주주환원에 대한 계획을 언급한 것이 금융주 강세의 주요 배경이 된 것인데 10~11월도 이 같은 계절적 특성을 한 번 더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 연구원은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다면 그 자체에 따른 효과뿐만 아니라 향후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시 신규 편입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른 은행주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들이 구체적이고 도전적이었던 만큼 그 이상의 내용을 포함하기가 만만치는 않아 보이지만 최대한 시장 기대 수준에 맞는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예상외로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되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자본정책은 기존보다 더 분명하고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KB금융은 10월 실적 발표일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자사주 매입·소각의 기준이 될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상향과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율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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