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품들…군부대에선 거절 당해, 이유는?

2019∼2021년 진중문고 선정 과정서 탈락
군 “진중문고는 장병 정신전력강화 고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등 주요 작품이 군부대 진입에 여러 차례 실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 부대 도서관이나 생활관에 비치되는 진중문고 선정 심사에서 번번이 탈락한 것인데, '장병 정신 전력 함양'이라는 목적이 확실한 진중문고의 특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3개 작품이 진중문고를 선정하는 국방부 정훈문화자료 심의위원회에 2019∼2021년 여러 차례 상정됐다. 심의위원회는 국장급 공무원 1명과 외부 민간 위원들로 구성되며, 자체적으로 심사해 진중문고를 선정한다.

한강의 세 작품은 시중 베스트셀러 목록에 포함되면서 자동으로 심의 대상에 올랐으나, 진중문고로는 선정된 적이 없다. 선정 제외 사유는 관련 자료가 없는 탓에 확인되지 않았으나, 진중문고의 초점이 장병 정신 전력 강화에 맞춰져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많은 국민이 읽는 베스트셀러 도서를 위주로 심사하기는 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사회적 사건을 다뤘거나 표현 수위가 높은 책들은 대체로 예외 없이 탈락한다는 것이다. 군 안팎 관계자들은 한강의 작품들이 이런 진중문고 특유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도서의 문학적 가치와 별개로 군에서 장병들이 보는 진중문고 고유의 특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부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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