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순방 중에도 의료개혁 의지…'국민 이길 권력 없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 인터뷰서 개혁 의지
"국민 지지 있는 한 흔들리지 않을 것"
저출생 문제엔 "개방적 이민 정책 공유"

필리핀 국빈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오후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해 다음 국빈 방문지인 싱가포르로 가기 위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다"며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있는 한 낮은 지지율에도 흘리지 않고 의료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의료 개혁에 대해 "여소야대 정국과 낮은 지지율이 개혁의 장애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있는 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개혁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대통령, 여당, 야당 그 어떤 것도 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다"며 "국민을 믿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힘으로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해나가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성장 동력을 지키려면 의료체계를 개혁해야 한다"며 "세계 최고의 의료서비스가 격차와 쏠림으로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고 있고 이것이 의료 개혁을 시작한 핵심적 이유"라고 말했다.

의료계가 개혁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선 "필수 의료에 대한 보상을 높이고, 의료 사고로 인한 의사의 법적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좌우하는 핵심 어젠다로 싱가포르와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육아휴직 확대, 개방적인 이민 정책 등 다양한 정책을 공유하고 공조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딥페이크 등 불법 디지털 콘텐츠와 마약 남용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공유 부문에서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온라인 불법 콘텐츠와 마약의 확산이 양국에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한국과 싱가포르는 법치주의를 공유하는 만큼, 엄정한 법 집행과 더불어 양국 관계 당국 간 긴밀한 정보 공유와 협력 체계를 마련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국빈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7일(현지시간) 오후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다음 국빈 방문지인 싱가포르로 향하기 위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최고 수준의 협력 단계인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는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계에서 가장 기대되는 성과로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 발전을 선도할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시장 중 하나"라며 "디지털 전환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세안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며, 대한민국은 아세안의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아세안 정상회의를 통해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와의 국방 당국 간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아세안 지역에서 실시되는 연합훈련에 적극 참여하며, 방위산업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아세안이 그동안 단합된 목소리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이 불법적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조속히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역내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는 "한국과 아세안도 단순한 교역 파트너를 넘어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제안보 파트너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한·아세안 FTA가 핵심적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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