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원하는 러시아?…'美대선 겨냥 AI물량 공세'

"중국은 美대선 공작 소극적"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적대국들의 사이버 공작이 위협으로 떠오른 가운데 러시아가 가장 많은 인공지능(AI) 콘텐츠를 양산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국가정보실(ODNI) 관계자는 러시아가 그 어느 국가보다 더 많은 미국 대선 관련 AI 콘텐츠를 찍어내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명도를 높이는 한편 해리스 부통령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 대선 공작을 위해 사용하는 기술은 첨단 AI부터 단순 영상 및 텍스트까지 범위가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ODNI 당국자는 러시아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 영상을 조작하는가 하면, 이름 있는 자국 배우들을 동원해 해리스 부통령이 뺑소니 가해자임을 폭로하는 허위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원들은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해당 영상이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매체로 가장한 웹사이트를 통해 홍보됐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위험 요소로 거론되는 러시아, 중국, 이란 중에서는 러시아가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ODNI 당국자는 "러시아는 영향력을 정교하게 행사하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미국 선거의 작동원리와 취약한 표적이 무엇인지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 러시아 못지않은 미국의 적대국이지만 대선 공작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ODNI 당국자는 "중국이 AI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 대선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이란은 러시아와는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공작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미 정보 당국들은 지난 18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 해커들이 지난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트럼프 캠프의 비공개 자료를 해킹해 바이든 캠프 관계자들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의 제재 완화를 담은 국제 핵 협정을 파기하는가 하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사살해 이란과는 앙숙으로 통한다.

국제부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