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수장 교체에 주가 8%↑…부활의 신호탄 될까

32년간 재직했던 전직 임원 새 지휘봉

최근 매출 둔화와 주가 하락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나이키가 수장 교체에 나섰다. 32년간 나이키에 몸담다 은퇴한 베테랑 임원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 같은 소식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8%가량 뛰며 시장의 환호를 반영했다.

19일(현지시간) 나이키는 내달 13일 자로 존 도나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고 엘리엇 힐이 새 지휘봉을 잡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힐은 나이키 이사회 이사 및 집행위원회 위원도 겸직할 예정이다. 도나호 CEO의 경우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내년 1월까지 회사 고문으로 남아 인수인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힐은 "32년 동안 업계 최고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고, 이제는 나이키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끌 준비가 됐다"며 "향후 수년간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대담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힐은 나이키 인턴부터 시작해 나이키·조던 브랜드의 모든 상업 및 마케팅 운영을 총괄하는 컨슈머 앤 마켓플레이스 부문 사장에 오르기까지 32년간 회사에 헌신한 베테랑이다.

CNBC는 "힐이 2020년 나이키를 떠나기 전까지 직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고 전했다. 마크 파커 나이키 회장도 "힐은 나이키의 다음 단계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최근 실적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령탑을 교체한 스타벅스처럼 나이키도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나이키의 2024 회계연도 4분기(3~5월) 매출은 약 12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가까이 하락했다. 고물가와 경쟁사 난립으로 회사 매출의 68%를 차지하는 신발 매출이 4% 떨어진 여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팬데믹 첫해와 2008~2009년 금융 위기를 제외하면 2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밖에 주가는 올해 들어 25% 폭락했으며, 2025 회계연도 1분기(2024년 6월~8월) 매출도 10% 하락이 예고된 상태다.

데이비드 슈워츠 모닝스타 리서치 수석 분석가는 "나이키는 수년에 걸쳐 도매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끊었고, 그동안 나이키 제품을 받아 판매해 오던 신발 소매업체들 사이에선 나이키에 대한 악감정이 생겨났다"며 "나이키가 이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많은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인물을 다시 데려오고 싶어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제인 할리 앤드 어소시에이트의 수석 연구 분석가인 제시카 라미레스는 "나이키가 사기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직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기업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힐이 임명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국제부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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