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기자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와 반도체 공급망 회복세에 힘입어 오는 2025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가치가 20%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파운드리 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올해 16%에서 내년 20%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은 소비자 제품에 대한 수요 약세로 부품 제조업체들이 보수적인 재고 전략을 채택하고 올해 파운드리 평균 가동률이 8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엣지 AI에 의한 단위당 웨이퍼 소비량 증가, 클라우드 AI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장 등의 요인들이 내년 파운드리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파운드리 주문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 제어, 범용 서버용 부품 재고 수준이 올해 점진적으로 정상 수준에 오른 뒤 내년에 재입고(재고 보충)가 재개됨에 따라 파운드리 성숙 공정의 가동률이 10%포인트 오르고 70%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가 첨단 공정과 패키징을 통해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매출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TSMC를 제외한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의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소비자 최종 수요에 의해 제약을 받는 반면, TSMC의 제약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트렌드포스는 "TSMC의 내년 매출 성장률은 12%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다양한 부문의 종합반도체기업(IDM) 및 반도체 설계(팹리스) 고객의 양호한 부품 재고, 클라우드·엣지 AI가 주도하는 전력 수요, 올해의 낮은 기저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에는 지난 2년간 캐파(생산능력) 확장 단계에 접어들었던 3나노(㎚·10억분의 1m) 공정이 플래그십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주류가 될 것으로 봤다.
현재 3나노는 파운드리에서 가장 앞선 기술로 TSMC와 삼성전자만 양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제의 불확실성, 높은 비용이 AI 배포 강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캐파 확장 계획으로 인한 자본지출 증가 등은 파운드리 시장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트렌드포스 측은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