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선 가운데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가 미국이 여전히 엄청난 규모의 부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달리오 창업자는 18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박스 아시아에 출연해 "Fed의 과제는 금리를 채권자에게 좋을 만큼 충분히 높게 유지하면서도 채무자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라고 균형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Fed는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 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러한 금리 인하는 은행권의 단기 차입비용은 물론,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등 다양한 소비자 상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앞서 달리오 창업자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5대 요인 중 하나로 '부채, 돈, 경제순환'을 꼽았다. 그는 이날도 "엄청난 양의 부채가 있다. 평생 그런 규모가 없었다"고 재차 지적했다. 또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모두 부채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 부채 압박이 완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달리오 창업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본과 매우 유사한 경로를 따라갈 것"이라며 인위적인 저금리를 유지한 일본의 사례를 언급했다. 아울러 시장에 부채 공급을 감당할 매수자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Fed가 개입해야 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그는 "Fed의 개입을 매우 중대한 나쁜 사태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시나리오에서 모든 통화가 약세를 보이며 1970년대 또는 1930~1945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달리오 창업자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대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양측 사이에 화해할 수 없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묻게 될 첫 질문은 질서 있는 권력의 이양이 있을 것인가"라며 "선거 결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달리오 창업자는 이번 선거를 세계 경제를 구성하는 주요 힘으로 정의했다. 또한 미국에 "중도층의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그는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둘 다 국가에 필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은 온건파가 모여 함께 일하고 위대한 개혁을 이루는 것"이라며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은 광범위한 번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