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성인 여성이 하루에 블랙커피 2~3잔 마시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초래하는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34%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제유진 교수팀이 2016∼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64세 성인 1만4631명을 대상으로 커피 소비와 대사증후군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유럽임상영양학회지’(EJCN)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하루 동안 소비한 커피의 종류와 양을 포함한 식단을 분석했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경우, 하루 1잔 이하 마시는 경우, 하루 2∼3잔 마시는 경우,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경우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그룹 간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 정도를 비교 평가했다. 블랙커피를 하루 2~3잔 마시는 여성의 대사증후군 위험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34%나 낮았다.
여성이 블랙커피를 하루 3잔 이하 마시면 혈관 건강에 이로운 혈중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아졌다. 반면 혈관 건강에 해로운 혈중 '중성지방' 수치는 낮아졌다. 반면 남성에게선 커피 소비와 대사증후군 간에 별다른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팀은 "성인 여성이 블랙커피를 하루 2~3잔가량 마시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며 "이는 커피가 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팀은 블랙커피를 하루에 2~3잔 마시면 체내 염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하루 2~3잔의 커피를 마신 그룹은 미 섭취 그룹보다 높은 CRP를 보일 가능성이 17% 낮았다. CRP는 체내 급성 염증이나 조직 손상이 일어났을 때 간에서 생겨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물질이다. 통증·발열 등 다른 감염 증상보다 수치가 먼저 상승해 염증의 지표로 통한다. 커피 섭취와 CRP의 연관성은 역시 성별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여성의 커피 섭취가 CRP를 낮추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