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이 10개월 넘게 전쟁을 벌이면서 현지 경제도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유엔이 전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81% 급감했다. 올해 중반 기준으로 가자지구의 GDP는 2022년 대비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전란 속에 가자지구 내 농업시설의 80~90%가 파괴됐고, 기업의 82%가 공습 피해로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일자리는 올해 1월 기준으로 전쟁 직전 대비 20만1000개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전체 일자리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요르단강 서안의 경제 위축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 서안 지역에서도 정착민 폭력 사태와 이스라엘 측의 팔레스타인 거주시설 철거 등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4분기에 GDP가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전쟁 발발 이전에도 가자지구는 전체 인구의 80%가 국제 원조에 의존해 경제생활을 하고 있었다"며 "전쟁 이후로는 전체 인구가 빈곤의 영향을 받고, 서안지구에서도 빈곤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UNCTAD는 "교전 장기화는 팔레스타인 경제 발전의 주요 장애물로 남아 있다"며 "현지 경제의 자유낙하를 막으려면 평화 정착과 더불어 국제원조의 확대, 가자지구 봉쇄 해제, 포괄적인 경제 복구 계획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