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갈등에 '왜 피해 줘' 쪽지 붙인 50대, 스토킹 처벌

항소심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반복·지속 없었다" 항변 안 통해

층간소음 갈등을 겪던 위층 집에 찾아가 여러 차례 쪽지를 붙이고 초인종을 누르며 문을 강하게 두드린 5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스토킹 유죄로 처벌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절도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2)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또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과 스토킹 범죄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층간 소음 갈등을 겪던 위층 B씨(27·여) 집에 찾아가 벨을 누르고 기다리고, 문 앞에 놓여 있던 16만8000원 상당의 '오토매틱 도어 디지털 스마트키'가 든 택배 1박스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보다 앞선 2021년 11월에는 B씨 집 문 앞에 '남에게 왜 피해를 주냐'는 쪽지를 붙인 적이 있으며, 한 달 뒤인 같은 해 12월에도 B씨 집에 찾아가 문을 강하게 두드리며 나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오랜 갈등을 겪었다. A씨는 공소 제기된 사건 이외에도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큰 소리로 B씨의 이름을 부르거나 욕설해 위층에서 이를 듣도록 만들거나 여러 차례 쪽지를 붙이는 등의 행동을 저질렀다.

A씨는 1심에서 "층간 소음 관련 불만 표출이었고 공소 사실에 기재된 스토킹 행위는 3회에 불과했다"며 "반복성이나 지속성이 없어 스토킹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을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지난해 5월 B씨 집 벨을 누르고 기다린 행위는 앞선 범행들과 시간 간격이 1년 6개월이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이를 지속적·반복적인 행위로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에게 일부 무죄를 내리는 것과 함께 1심보다 형량을 낮췄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A씨 가족들이 앞으로 A씨와 함께 살면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며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