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서울 한복판에서 땅 꺼짐(싱크홀) 현상으로 승용차가 통째로 빠져버리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 A씨는 "전조증상조차 없었다"며 "매일 걸어다니는 곳에서 갑자기 땅이 꺼질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해봤겠나"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케이크 가게를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희 가게가 2층인데, 창문에서 내려다보면 싱크홀이 보인다"며 "엄청나게 큰 구멍이 생겨서 아래에 동굴이 있는 느낌"이라며 "싱크홀 사고 장소가 코앞이니까 혹시나 저희 쪽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 같은 건물에서 거주하는 분들은 저보다도 훨씬 더 무서워하신다"고 전했다.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땅 꺼짐 사고로 승용차가 빠져 있다. 이 사고로 승용차 탑승자들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싱크홀 주변부 도로를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당부했다. A씨는 ""지금 도로를 통제해서 공사를 하고 있고, 저희 가게 앞쪽으로 임시도로가 만들어져서 여기로 차들이 통행하거나 주차를 하고 있다"며 "교통이 빨리 정리가 되길 바라고, 이 땅에 더 다른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사를 철저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싱크홀 사고는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대교로 향하는 성산로 편도 4차로 가운데 3차로에서 발생했다. 싱크홀 규모는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다. 이 사고로 당시 차로 위를 달리던 티볼리 승용차가 푹 꺼진 구멍에 빠지면서 탑승자 두 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당 도로는 서울시 소관으로, 지난 5월 이 도로에 대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때는 지하 공동(땅속 빈 구멍)은 없었다고 시는 밝혔다. 시와 서대문구청 등은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싱크홀 발생 전부터 전조 증상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고 직전 이 구간을 지나던 차들이 심하게 덜컹거렸다는 것이다.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날 오전 11시13분쯤 사고 지점 부근을 지나는 차량이 심하게 덜컹거리는 것을 반대편 차로를 지나다 목격했다"며 "영상을 촬영하고 담당 부서에 점검해보라고 전달했는데 얼마 뒤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