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군인에 'PX서 화장품 사다줘요'…거절하니 막말·조롱 세례

PX 물품,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돼
막무가내로 대리 구매 요구당한 사연
"집도 공짜, 마트도 싸게 구입하면서"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군마트(PX) 물품을 노려 막무가내로 대리 구매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8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직업군인임을 밝혔더니’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했다. 작성자 A씨는 지난달 29일 “‘관사 살이’를 주제로 올린 릴스 영상이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남편이 직업군인이라고 하니 이런 메시지가 왔다”며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공개된 대화를 보면, 누리꾼 B씨는 “군 가족이시면 PX 이용 가능하세요? 저 화장품 좀 사다 주실 수 있을까요? 대리 구매요”라고 말을 걸었다. 이에 A씨가 “그건 어렵겠는데요”라고 거절하자, B씨는 “택배비 제가 낼 건데요. 사다 주던 친척이 있었는데 제대해서요"라며 계속해서 대리 구매를 요구했다. 그런데도 A씨가 답장을 보내지 않고 무시하자 "야박하네요. 집도 공짜, 마트도 싸게 구입하면서"라며 "전부 국민 세금, 내가 내는 돈인데 아깝다"라며 막말과 조롱을 쏟아냈다.

국군복지단이 운영하는 PX는 현역 군인 본인 또는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 현역 장교·부사관, 국가유공자, 소집 훈련 중인 예비군 등 군 관계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군납 제품만 판매되다 보니 일반 마트나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같은 제품이어도 시중가보다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된 경우가 많다. PX 내 인기 상품인 이른바 ‘달팽이 크림’이 대표적이다. 해당 제품은 시중 가격이 14만 9000원에 책정됐으나, PX에서 7000~8000원대에 판매됐다. 지난 2018년 군 마트에 입점한 뒤 2019년까지 PX 매출 1위를 기록한 이 제품은 대체로 군 장병들이 지인을 위해 대리 구매하면서 높은 인기를 구사했다. 일부는 중고 거래로 재판매하는 일이 발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역장병 및 군무원의 군 마트 물품 재판매는 영리 목적의 행위이므로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업무 및 겸직금지)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0조(영리 행위 및 겸직 금지)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징계 수위는 과실의 경중과 고의성 등을 반영해 건마다 다르게 결정된다. 군 복지재단은 재판매 금지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해당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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