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앞두고…정기 예적금 잔액 17兆 '껑충'

7월30일 기준 예적금 잔액 943조원

7월 한 달 동안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17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高)금리 예금상품에 대한 막차 수요가 쏠리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943조391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925조7608억원) 대비 17조6303억원(1.90%)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891조1524억원) 대비 16조4949억원(1.85%) 늘어난 907조6473억원에 달했다. 정기적금 잔액 역시 전월(34조6084억원) 대비 1조1354억원(3.28%) 증가한 35조7438억원에 달했다.

이런 정기 예·적금 증가액은 올해 들어 지난 5월(17조8544억원)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올해 월별 정기 예·적금 증가액은 ▲1월 13조9472억원 ▲2월 10조3644억원 ▲3월 -14조7217억원 ▲4월 5862억원 ▲5월 17조8544억원 ▲6월 2조5714억원이었다.

지난달 들어 정기 예·적금이 많이 증가한 이유론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꼽힌다.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정기 예·적금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의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선 만장일치로 기준 금리를 동결(3.5%)했지만, 3개월 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금융통화위원도 2인에 달하는 등 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선 Fed도 오는 9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채권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정기예금의 준거 금리가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올해 초만 해도 3.706%에 달했으나, 지난달 29일엔 3.304%까지 하락했다.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 역시 전날 기준 3.35~3.45%로 한은의 기준금리(3.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7월 한 달 동안 전반적으로 저원가성 예금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대신 정기 예·적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면서 "하반기 금리 인하를 앞두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혜택을 누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경제금융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금융부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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