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프랑스 고속철도망이 대규모 방화 공격을 받는 등 돌발 사태가 발생했다.
프랑스 철도 방화 사건. SNCF 직원 등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크로아지유의 고속철도 선로 부근에서 벌어진 화재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철도공사(SNCF)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철도망 마비를 노린 대규모 공격이 벌어져 파리와 서부·북부·동부 간 고속철도(TGV) 노선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SNCF는 파리∼남서부 구간의 쿠르탈랭, 파리∼북부 구간의 크로아지유, 파리와 동부를 잇는 파니 쉬르 모젤의 고속철도 선로 부근에서 방화가 일어났으며 이 불로 철도 운행 설비가 훼손되고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개막식 직전에 발생한 이같은 비상 상황에 프랑스 당국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파리시는 철도망 사보타주(파괴공작)에도 개막식은 예정대로 열린다고 발표했다.
파리∼남부 구간의 베르지니에서도 공격 시도가 발생했다. SNCF는 "우리는 일부 열차를 우회하고 있지만 많은 열차를 취소해야 할 것"이라며 다음 주 월요일인 29일에야 철도 운행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NCF는 "이번 공격으로 주말과 휴가철을 맞아 기차를 이용하려던 80만 명이 영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철도망 공격을 주도한 배후나 조직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 철도 노선들이 교통망 마비 공격을 받아 열차 운행에 대거 차질이 빚어졌다. 유로스타 등 열차 운행 취소와 지연으로 파리북역에 기차를 타러 온 시민들이 발이 묶여있는 모습. [사진 UPI=연합]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이번 공격이 사전 준비됐고 잘 짜였다는 사실을 안다"며 "공격을 주도한 조직은 철도망의 중추를 노린 만큼 어느 지점을 공격해야 하는지를 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파트리스 베르그리에트 프랑스 교통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가진 증거들은 이것이 고의적인 공격이었다는 걸 보여준다"며 "발생 시간대, 현장에서 발견된 방화 장치, 도망치는 차량이 발견된 점 등 모든 것이 방화의 증거"라고 밝혔다.
파리 검찰은 이번 일에 대해 즉각 수사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올림픽 개막 직전 벌어진 대규모 공공시설 파괴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가능한 가장 강력한 언사로 비판한다"며 "올림픽을 방해하는 것은 프랑스를 방해하는 것이며 자신의 진영과 자신의 나라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11시엔 프랑스 남동쪽 스위스·독일 국경 지대에 있는 유로공항(EuroAirport)에서 폭탄 경고가 발령, 터미널 내 모든 사람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항은 즉시 폐쇄 조치 됐으며 항공편 운항도 일시 중단됐다.
앞서 프랑스에선 올림픽을 앞두고 차량 돌진 사고, 경찰관 흉기 공격 사고 등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대형 테러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