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세워 대권을 다시 잡으려는 미국 공화당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데릭 모건 부회장이 이르면 다음 달에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헤리티지 재단에 모건 부회장의 방한을 요청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무협은 모건 부회장을 초청해 다음 달 말 또는 오는 9월 초 대미 무역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기업들과 함께하는 행사 두 건을 열 계획이다. 다만 방한하는 인사는 재단의 내부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무협 관계자는 설명했다. 모건 부회장이 오지 못하더라도 헤리티지 재단은 수석, 선임연구원 등 다른 인사를 우리나라에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무협의 초청행사가 불발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헤리티지 재단 인사의 방한은 미국 대통령선거를 약 두 달 앞두고 이뤄질 것으로 보여 재계로부터 크게 주목받는다. 우리 기업들로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경우, 시행될 가능성이 있는 각종 경제정책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암살 미수’ 사건이 벌어진 후 미국 내에서, 많은 지지를 확보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물러나는 등 변수가 잇달아 발생해, 대선이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혼전을 보이는 가운데서 이뤄지는 방한이어서 더욱 그렇다. 헤리티지 재단은 1973년 설립돼 현재까지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싱크탱크다. 본부는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있다. 개인과 기업의 자유, 작은 정부, 국방 강화 등 보수주의의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모건 부회장은 헤리티지 재단의 각종 행사에서 전면에 등장해온 간판 인사다. 그는 미 상원 공화당 정책위원회 자문위원(2009~2010), 미국 석유화학단체 AFPM(American Fuel & Petrochemical Manufacturers) 수석 부사장(2017~2022) 등으로 일했다.
무협은 헤리티지 재단 초청 행사와 함께 미국 대선에 따른 우리 수출의 동향을 연구하고 파악하는 데 더욱 힘쓸 방침이다. 윤진식 회장은 9~10월 중 미국을 방문해 현지 분위기를 살피기로 하고 일정을 검토 중이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5월13~17일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 등을 만났다. 지난 8일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한 그레이스 애봇 미국 텍사스 주지사와 간담회를 하며 "산업·무역·투자 분야에서 상호 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애봇 주지사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무협은 이외에도 다음 달에 나오는 월간 보고서 ‘미국 대선 워치’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에 따른 우리 수출업계의 상황 변화, 경제정책 등을 분석한 내용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