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던 남성 따라가더니 멱살잡이…몸싸움 끝에 자백받은 정체

범행 부인했으나 추궁 끝에 시인
검거 도움 준 시민은 포상금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하던 남성이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의 도움으로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9일 경찰청 유튜브 채널에는 ‘시민에게 멱살 잡힌 지하철 몰카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남성 A씨가 서울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뒤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이 담겼다. 흰색 마스크에 검은색 재킷, 백팩을 착용한 A씨는 지하철 출구 계단까지 여성을 따라갔다.

[이미지출처=경찰청 유튜브]

그러나 이후 A씨는 시민 B씨에게 멱살이 붙잡힌 채로 다시 역사 안으로 끌려왔다. 당시 A씨 옆에서 함께 계단을 걸어 올라가던 B씨가 A씨의 불법 촬영 사실을 눈치채고 붙잡은 것이다.

B씨는 역무원에게 신고하기 위해 A씨를 붙잡고 지하철역 계단으로 내려가려 했다. 그러나 A씨가 강하게 저항하면서 계단 중간에서 위험한 몸싸움이 시작됐다. 역무원이 이들을 발견하고 곧바로 112에 신고했고, 신고받은 경찰은 신속하게 현장으로 출동했다.

범행을 계속 부인하던 A씨는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몇 장 촬영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추가 범행이 더 있을 거라 보고 A씨의 휴대전화 확인에 나섰다. 결국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폴더를 보여주며 범행을 자백했다. 그의 폴더에는 수백 개의 불법 촬영물이 들어있었다.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는 신고 포상금이 지급됐다. 누리꾼들은 "주저 없이 도움을 준 시민분의 선행에 감사하다", "정의를 위해 노력한 용기 있는 시민분을 응원한다", "경찰분들 수고 많다. 항상 안전하게 시민들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법 촬영(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 건수는 ▲2019년 5762건 ▲2020년 5032건 ▲2021년 6212건 ▲2022년 6865건 ▲2023년 6654건에 달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처벌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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