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기자
소비자 10명 중 7명이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한 '대체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의 대다수가 대체식품의 지속가능성에 공감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체식품 관련 U&A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3%가 대체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근 대체식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86.8%), 대체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 같다(75.2%)는 응답이 높게 평가되는 등 대체식품의 대중화를 실감하는 소비자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체식품이란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 미생물, 식용곤충, 세포 배양물 등을 주원료로 사용해 기존 식품과 유사한 형태와 맛, 조직감 등을 가지도록 제조했다는 것을 표시해 판매하는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한 식품을 의미하며, 원료에 따라 분류된다. 주로 콩과 버섯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고기인 대안육을 비롯해 식물성 소스와 식물성 치즈 등을 재료로 활용한 먹거리를 말한다.
대체식품 중에서는 햄·소시지 등 가공육(31.0%)을 구매한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대체육이 첨가된 조리식품(28.7%) 및 가공식품(27.5%) 순으로 구매율이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식재료보다 조리 및 가공된 형태의 식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는데(가공·조리된 식품 52.8%, 조리되지 않은 식재료 36.3%, 기타 10.9%), 이는 조리된 대체식품이 상대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맛을 제공해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체식품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단순한 호기심이 39.3%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모습이었지만 건강 관리(38.1%)와 체중 관리(27.7%)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직까지 대체식품의 맛과 식감에 대한 만족도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일반 식품과 유사한 맛을 기대하기보다는 건강과 체중 관리를 위해 호기심에 먹어 보는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13.9%에 불과해 향후 대중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대체식품 시장 성장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식품의 지속가능성에는 대부분이 공감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82.4%가 대체식품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류에 좋은 영향을 주고,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79.9%)고 평가했다. 물론 대체식품의 기술이 발전했어도 육류의 맛과 식감을 재현하기는 어렵고(74.8%), 일반 식품과 비슷한 맛을 위해 첨가물 등이 더 많이 들어갈 것 같다(65.9%)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이에 따라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65.6%)이 향후 대체식품을 구매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63.5%)와 30대(63.0%)와 비교해 50대(69.5%)와 60대(70.5%) 등 고연령대에서 구매 의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 세대가 대체식품의 환경적·윤리적 이점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내에선 CJ제일제당(플랜테이블), 신세계푸드(베러미트), 풀무원(지구식단)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식물성 육류의 자체 개발을 통한 브랜드 출시가 이뤄지고 있지만 대중화 수준은 낮은 편이며, 식물성 유제품 시장은 80%를 점유한 두유 외에는 성장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이밖에 곤충 식품의 경우 생산과 판매 규모는 아직 적은 수준이지만 밀웜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대체육을 제조하는 등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