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 섬 들어와도 걱정없어요'…제주 외딴섬에 뜬 치킨 배달 드론

비양도로 3~4분 만에 배달
이용료 3000~5000원
이달 중 마라도·가파도 확대 예정

"오래 살다 보니 비양도로 치킨이 날아오네."

제주도 부속 섬인 비양도에서 드론을 통해 치킨과 햄버거 등을 배송받을 수 있게 됐다. 가파도·마라도에서도 이달 중 드론 운송이 시작된다.

지난 3일 치킨을 실은 드론이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출처=제주도 제공]

8일 연합뉴스 등은 제주도 부속 섬인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에 지난 3일 드론 배송 서비스가 시작돼 주민들에게 치킨과 햄버거 등을 배송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비양도 선박 운항이 종료된 이후, 제주 본섬의 금능포구에서 출발한 드론은 치킨 2마리를 3분 30초 만에 바다 건너 비양도로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비양도 주민들은 "오래 살다 보니 이런 신기한 일을 겪는다", "다음에 손주들이 섬에 들어오면 치킨을 꼭 시켜 주고 싶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제주도는 섬 지역 특성에 맞는 드론 활용 실증 아이템을 제안해 지난 2019년부터 국내 최초로 드론실증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일 비양도를 시작으로 이달 중순 가파도와 마라도 등에도 드론으로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가 시작된다.

드론 배송은 선박이 운항하지 않는 물류 취약 시간대인 오후 4시~8시에 이용할 수 있다. 본섬에서는 생활필수품과 배달 음식 등을 부속 섬으로 배송하고, 부속 섬 특산물을 본섬으로 역 배송할 수도 있다. 비양도는 매주 목·금요일, 가파도와 마라도는 이달 안에 드론 배상 체계를 갖춘 뒤 매주 수·목·금요일 오후 4시∼8시에 이용할 수 있다.

본섬과의 거리, 드론의 특성에 따라 배송 중량 및 소요 시간에는 차이가 있다. 드론 한 번 비행에 비양도와 마라도는 최대 3㎏까지의 저중량 생활 물품을, 가파도는 최대 15㎏까지의 고중량 물품을 배송할 수 있다. 3㎏은 치킨 두 마리 정도의 무게에 해당한다. 드론 비행 예상 시간은 금능포구→비양도 약 3분 30초, 상모리→가파도 약 10분, 상모리→마라도 20분이다.

현재 비양도에서는 제주 본섬 금능리에 있는 치킨 등 10개의 가맹점에서 주문이 가능하며, 가파도와 마라도에서는 상모리의 치킨, 마트 등 4개의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다. 배달료는 부속 섬 주민의 경우 1회당 3000원, 관광객은 1회당 5000원이다. 주민이 특산품을 역 배송할 경우에는 1만원의 배달료가 책정됐다. 다만 제주도는 인건비, 거리 등을 고려해 내년부터 거리가 먼 마라도 등지의 배달료를 올릴 방침이다.

드론 배송은 이용자들이 물품을 실으면 자동으로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기 때문에 별도의 조종자가 필요하지 않다.

제주도는 비양도 드론 배송을 위해 비양도와 가까운 제주시 한림읍 금능포구에 드론 배송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또 이달 중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도 드론 배송센터가 마련돼 가파도와 마라도로 드론 운송을 시작한다.

양제윤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향후 제주 도서벽지 주민에게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데 드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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