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배송위탁 4만명 산재·고용보험도 없었다

근로복지공단, 전수조사 결과 공개
90곳 적발...과태료 3억원 부과

쿠팡과 배송위탁 계약을 맺은 택배영업점들의 근무자 4만여명이 산재·고용보험에 미가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배송위탁 계약을 한 택배영업점 528곳과 물류센터 위탁업체 11곳을 대상으로 사회보험 미가입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 5월 30일까지 실시된 이번 전수조사에선 각 사업장의 최근 3년간 산재·고용보험 신고 내역과 사업주 제출 자료 등을 토대로 근로자와 노무제공자의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근무자의 산재·고용보험을 신고하지 않은 택배영업점 90곳을 적발했다. 공단은 미신고 근로자와 노무제공자 4만948명에 대해 보험 가입 처리했다. 산재보험 미가입자 2만868명, 고용보험 미가입자가 2만80명으로, 대부분 대상이 중복되기 때문에 실제로 사회보험 가입이 누락된 근무자는 2만명가량이다.

쿠팡이 지난해 6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2010년 창사 이래 14년 만에 처음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사진은 2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공단은 이들에 대해 누락 보험료 47억3700만원(산재 20억2200만원·고용 27억1500만원)을 부과했다. 누락 노동자 수에 따라 산출한 과태료 총 2억9600만원을 부과 의뢰할 예정이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쿠팡CLS 위탁업체 사업주를 대상으로 안내와 지도를 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의 물류창고(쿠팡 캠프)를 위탁 운영하는 한 업체가 근무자들에게 '산재보험 포기 각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뤄졌다. 근무자들과 근로계약을 하는 대신 '개인사업자'로 계약해 노동관계법 적용이나 사회보험료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사업주의 지시를 받아 일하면서도 개인사업자로 계약해 3.3%의 사업소득을 내는 이러한 '가짜 3.3 노동자'들은 노동법이나 사회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박종길 공단 이사장은 "산재·고용보험은 근로자, 노무제공자 등에 대해 사업장의 규모·형태와 관계없이 당연 적용된다"며 "유사 업종에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살펴보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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