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이병렬기자
충남 서천군 김기웅 군수와 일부 공무원들의 비위 의혹이 제기돼 충남도가 감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8일 한 직원이 군청 내부 게시판에 김 군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김 군수의 비위 의혹에 농지·산지 불법 전용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공직 기강을 다잡아야 할 군수로서 리더십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공무원 A씨는 이날 군청 새올행정시스템 자유게시판에 “민선 8기 공직생활에 도움을 드리고자 몇 자 적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민선 8기 7가지의 공직생활 매뉴얼을 제시했다.
A씨는 “군수님의 지시사항 이행하지 마라”며 “열과 성의를 다해 고통의 과정을 이겨내고 이행 완료했지만 질책한다”고 적었다.
이어 “지난 5월 군수 지시사항으로 국공유지 일제 점검을 통해 산림욕장 내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행정계도로 자진 철거 및 원상복구 조치했지만 그렇게 일 처리하면 군수가 시킨 것밖에 되지 않느냐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수님이 얌마, 뭔마 등의 단어를 사용하고 직원에게 깎아내리는 말씀을 해도 묵묵히 참으세요”라고 강조했다.
A씨는 “군수가 초빙한 정보통신기술 외부 전문가는 관공서에서는 보안성 문제로 군수님이 원하는 CCTV 시스템 구축은 위법이라고 했다”며 “지시내용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이런 식으로 일하면 진급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했다”고 꼬집었다.
또 “군수님은 자주 지시내용과 관련 부서를 혼동해 여러분들을 무한반복 질책해도 꿋꿋이 듣고 ‘예’라고 답하라”면서 “지시내용에 오류가 있어 전임 팀장에게 확인하니 지시를 수명한 사실이 없어 보고를 드렸더니 사업 끝나고 보자 나가!라고 했다”면서 “이 말을 듣고 얼마나 고마웠던지 ‘원대로 하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고 비판했다.
A씨는 “군수가 관급자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니 사업 추진 부서는 조달청 관급자재를 되도록 사용하지 마세요”라고 적었다.
이어 “사업 추진부서는 각종 최종보고회 참석 및 시행결의 공문에 결재하셨음을 증빙하는 서명을 추가로 받거나 이게 어려우면 녹취하라"며 군수에게 업무 관련 직언과 충언을 드리지 마세요”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김기웅 군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랑하는 직원들을 마음으로 다스리는데 내가 왜 그런 말을 하냐. 부서장과 있는 자리에서 업무 지시를 했다"며 "직원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