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상장사의 상장 당일 종가는 시초가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공모가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거래를 시작했다가 장 중 내내 상승 폭을 반납하는 패턴이 공통으로 나타났다. 공모주에 투자자 눈높이가 점차 낮아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 열기가 연초 대비 식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을 준비 중인 대어급 공모주는 수요예측에서 원하는 공모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5개사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 58.1%를 기록했다. 신규주 5개사는 에스오에스랩, 한중엔시에스, 씨어스테크놀로지, 라메디텍, 그리드위즈 등이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100%로 집계했다.
5개사가 모두 상장 당일 종가가 시초가보다 낮았다. 공모주 투자자는 수익을 냈지만 상장 당일 높은 변동성을 활용해 단기 시세차익을 내려던 투자자 가운데 상당수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새내기 상장사가 잇달아 시초가보다 종가가 낮은 장대 음봉을 그렸다"며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이 계속해서 낮아진다면 공모주 청약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상장한 상장사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131.0%를 기록했다. 최근 5개사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보다 31%포인트 높다.
상장 첫날 주가 흐름과 무관하게 공모주 청약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20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8조2836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하루 앞서 청약을 마감한 첨단금속 제조업체 에이치브이엠 증거금도 5조원을 웃돌았다. 과거보다 기대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해도 공모주 투자는 여전히 손실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공모가 기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대어급 공모주 상장을 추진하는 입장에선 최근 신규주 흐름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공모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면 수요 예측 결과 공모가가 10%만 낮아져도 조달금액이 수백억원 줄어든다.
게임 개발업체 시프트업이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4만7000~6만원으로 공모 규모는 3400억~435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조달 금액은 1000억원가량 차이가 날 수 있다.
케이뱅크와 LG CNS 등도 올 하반기 기대를 모으는 IPO 시장 대어다. 시프트업 수요예측 결과와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대어급 공모주 등판 시기가 빨라지거나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