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벗고 엉덩이로 이름써'…영어학원 초등생 학대 논란

강사가 별명 지어 부르며 아이 놀리기도
교육 전문가라 소개하며 언행 인정해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영어학원 강사가 수업 시간 중 학생에게 '바지를 벗고 엉덩이로 이름 쓰기' 벌칙을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바지 벗으라는 황당한 영어학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초등 저학년 제 아이가 어학원에서 겪은 일이고 남자아이다'라고 운을 뗐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A씨는 "아이가 어느 날 발을 동동, 손을 물어뜯고 손톱이 빠져 무슨 일 있는지 묻는 과정에서 '학원 안 가면 안 돼? 죽고 싶다. 무서워'라고 말해 상황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원 남자 담임 강사가 수업 시작마다 치는 단어 시험에서 일정 점수가 안 넘으니 다음 날부터는 친구들 앞에서 바지 벗고 엉덩이로 이름 쓰기 벌칙을 하라고 했다. 저희 아이에게만. 점수가 제일 낮았나 보다. 못 치면 다음 날 매번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황당해서 믿지 않았다는 A씨가 아이에게 재차 확인하자 아이는 "진짜야. 절대로 안 할 수는 없다고 했어. 수업 끝나고 집에 갈 때도 또 얘기했어. 진짜 수치스러워. 내일 안 가면 안 돼? 그리고 선생님이 나한테만 별명 지어 부르며 놀렸어"라고 대답했다. A씨는 "바지 벗으라는 것도 심각한 문제인데 친구들 앞에서 노출해서 엉덩이로 이름 쓰기를 하라니. 친구가 별명 붙여 놀려도 제지해야 할 강사가 별명을 지어 학생을 놀린다니"라고 황당해했다. 그 와중에 강사 B씨는 자신을 아동 심리, 교육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행동을 인정했다고 한다. A씨가 “별명 지어 놀린 건 무슨 이유냐”고 묻자 B씨는 “그 이야기도 어머니한테 하던가요?”라고 반문했다.

추후 A씨는 아이의 반복적인 고통 호소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학원에 연락했다. 학원장과의 전화 통화를 원했지만, 실패한 A씨는 교수부장과 통화를 하며 나눈 대화도 밝혔다. 그는 "교수부장은 '수업 분위기를 fun하게(재미있게) 하느라 그런 것 같다. 절대 그럴 선생님이 아니다'라며 웃기에 '이게 웃을 일이냐'"라고 말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어 "가해 강사는 정서적 아동학대 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고 성희롱과 더불어 수사 진행 중이다. 끝으로 그는 아이가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센터에 다니고 있는데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불안해한다고 장기간 치료를 받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내용을 접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진짜 이상한 학원이네", "요즘 시대에 저런다고?", "사실이라면 아이에겐 평생 트라우마가 될지도 모른다", "법적 대응도 잘해야겠지만 아이의 심리치료가 우선시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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