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소매판매가 지난달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미국인들의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완화된 데 이어 소매판매까지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미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0.3%)를 밑도는 속도로 소비가 늘어났다. 4월 수치(-0.2%) 보다는 증가율이 높았다.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종전 0%에서 -0.2%로 하향됐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1%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0.4%) 보다는 낮았지만 4월(-0.3% 감소) 보다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매판매 13개 항목 중 5개 품목에서 하락세가 확인됐다. 주유소(-2.2%), 가구(-1.1%), 건축자재·정원장비·공급업체 딜러(-0.8%), 식당·주점(-0.4%) 등에서 소비가 감소했다. 반면 스포츠용품·음반·서점(2.8%), 자동차·부품 딜러(0.8%), 전자상거래(0.8%) 등에서는 소비가 늘었다.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으로 종합적인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지난달 소비지출이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하면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 흐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판매 지표 발표 후 투자자들은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67.7% 반영 중이다. 전날 61.5%에서 상승했다. 11월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은 전날 75.6%에서 80.8%로 높아졌다.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내린 4.71%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bp 밀린 4.24%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