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수도권 소재 대학과 국립대학이 내년도 신입생 10명 중 3명을 무전공 선발(전공자율선택제)로 뽑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에 한해 무전공 모집되는 신입생은 3만8000여명에 달한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 내용을 30일 발표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지난 24일 대학전형위원회를 열고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만장일치 승인한 바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무전공 입학 중점 추진 대상인 수도권 소재 대학과 국립대 총 73개교에서 3만7935명이 2025학년도 전공자율선택 유형으로 입학한다. 이들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28.6%에 해당한다. 수도권 51개교 중 38개교, 국립대 22개교 중 15개교는 내년도 모집 인원의 25% 이상을 무전공으로 모집한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 1월 무전공 확대를 반영하는 대학에 가점을 더 부여하는 재정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 확대, 융합적 역량을 기르기 위해 모집 단계에서부터 전공 선택권을 확대하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대학에는 무전공 확대 노력 등에 기반한 정성평가를 통해 약 1조4600억원의 재정 지원이 이뤄진다. 대학은 무전공 모집 비율을 충족하지 않아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25% 이상을 무전공으로 모집할 경우 10점의 가산점을 더 받는다.
이처럼 무전공 확대에 따라 정부의 재정 지원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학들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무전공 선발 비율을 크게 늘렸다. 유형과 관계없이 2024학년도 무전공 선발은 수도권대·국립대에서 6.6%(9925명)에 그쳤지만, 2025학년도는 28.6%로 4배가량 확대됐다. 고려대, 건국대, 삼육대 등 무전공 모집 전형이 아예 없다가 신설한 대학도 적지 않다.
다만 3만7000여명 모두가 입학한 뒤 '모든 전공' 내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전공자율선택제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눴는데, 유형 1은 입학 후 보건의료나 사범계열을 제외한 모든 전공 내에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유형 2는 계열이나 단과대 내에서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대학들은 대부분 유형 2를 확대하는 방안을 택했다. 수도권 대학 51개교 중 유형 1 모집 비율은 13.1%(1만1408명), 유형 2는 16.4%(1만4240명)이다. 국립대의 경우 유형 1이 7.5%(3436명), 유형 2가 19.3%(8851명)이다. 김효신 교육부 지역혁신대학지원과장은 "처음부터 모든 전공을 대상으로 한 유형1보다는, 단과대나 계열 내에서 전공자율선택제를 운영해보고 1유형을 확대해보겠다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전공 모집 확대가 '인기학과 쏠림'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진로 탐색 지원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과장은 "학생들의 전공 선호도나 수요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문제로 보는 것은 학생들이 적성과 흥미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인기학과만 쫓는 것"이라며 "대학들이 전공자율선택제로 들어오는 신입생에게 체계적인 진로 탐색을 지원한다면 막연히 특정 전공에 쏠리는 현상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무전공 입학이 현장에 제대로 자리 잡고 '학생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과장은 "특정한 전공에 (학생이) 몰리면 다양한 분야의 교수를 겸임·공동 소속 교원으로 초빙해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택제의 취지를 살리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학별 2025학년도 전공자율선택 모집 현황은 '대학어디가'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