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돈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명문대 의대생이 이르면 14일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최근 헤어지는 문제로 잦은 다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계획범죄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우발적인 범행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살인 혐의를 받는 피의자 최모씨(25)에 대해 2차례 프로파일러 면담 조사를 진행했고, 이르면 14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특히 경찰은 범행 당일 이전부터 최씨가 범행 계획을 세우거나 도구를 준비한 정황을 파악하고,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최씨는 범행 2시간여 전 경기도 화성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범행에 쓸 흉기를 구입하고, 피해자의 경동맥을 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혈흔이 옷에 튈 것에 대비해 범행 후 미리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다만, 아직 최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R-L)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최씨의 과거 면담 기록이나 학교 생활기록부, 주변인 진술 등 객관적 정보를 참고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이코패스 검사의 경우 40점 만점이며, 국내에서는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다만, 사이코패스로 판단되더라도 추후 형량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한편,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4시께 서울 서초구의 15층 높이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인 피해자 A씨(25)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건너편 건물에서 “어떤 남성이 투신하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최씨를 구조했다가 소지품을 두고 왔다는 최씨의 말에 다시 건물 옥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진 A씨를 발견하고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최씨는 수년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 한 명문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