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7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했던 뉴욕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의 발언을 통해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99포인트(0.08%) 오른 3만8884.2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96포인트(0.13%) 상승한 518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69포인트(0.1%) 하락한 1만6332.56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이날 새 아이패드 프로와 에어를 출시한 애플이 0.38% 올랐다. 월트디즈니는 실적 발표 후 9.51% 하락했다. 디즈니는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21달러로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 예상치(1.1달러)를 웃돌았지만, 매출이 220억8000만달러로 전망치를 하회했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인 팔란티어는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내놓은 후 15.15% 내렸다.
이날 Fed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4'에 참석해 "금리가 현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필요성이 높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영향을 확인할 때까지 현재 우리가 예상하거나 대중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이 수준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Fed의 현재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이날 미니애폴리스 연은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주택 시장 강세부터 지속적인 수요 강세에 이르기까지 최근 데이터는 Fed의 정책이 당국자들이 생각하는 만큼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콘퍼런스에서 금리 경로에 대한 대담자의 질문에 "지난 3월 기준 올해 연말까지 2회 금리 인하로 적어냈지만, 6월엔 어디에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2회 인하에 머무를 수도 있고 0회 인하까지 갈 수도 있다.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더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현재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본 전날 Fed 당국자들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와는 온도차가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통화정책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컬럼비아 로터리 클럽에서 "현재의 제약적인 금리 수준이 수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은 앞으로 나올 Fed 당국자들의 발언을 통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추가 단서를 찾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에는 미셸 보우먼 Fed 이사와 마이클 바 Fed 감독 담당 부의장의 발언이 있을 예정이다.
US뱅크의 선임 투자 전략가인 롭 하워스는 "시장은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해 약간의 결정적인 해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지속되지만 문제가 되는 수준까지 가속화되지는 않고 있다. 위험 자산을 소지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4.45%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과 비슷한 4.83% 선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공급 우려 완화 신호에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1달러 내린 배럴당 78.38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17달러 하락한 83.16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