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FOMC 대기하며 혼조세…파월 '매의 발톱' 세울 듯

FOMC 금리 5.25~5.5% 동결 유력
파월 '매파 발언' 수위가 관건
4월 민간고용 19.2만건 증가 '예상 상회'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이달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을 주시하며 관망세가 짙어지는 흐름이다. 장 마감 후에는 퀄컴과 도어대시가 실적을 발표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54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3% 오른 3만7828.51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26% 내린 5022.8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8% 밀린 1만5644.84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아마존이 전날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 발표 후 3.97% 오르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 발표 후 6.93% 하락세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전문가 전망을 밑도는 실적 발표 후 14.85% 내리는 중이다. 실망스러운 실적과 향후 실적 전망을 발표한 스타벅스와 CVS 헬스는 각각 15.08%, 18.22% 하락하고 있다.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발표되는 FOMC 기준금리 결정과 30분 뒤 이어지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주목하고 있다. Fed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3년 만에 최고 수준인 현재 5.25~5.5%를 유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관건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발언을 꺼내느냐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이 지속 강세를 나타내면서 Fed의 금리 인하 지연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초만 해도 금리 인하 시점에서 멀리 있지 않다고 했지만, 한 달여 후인 지난달 중순에는 "인플레이션 둔화 확신을 갖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3월 FOMC에서 예고한 올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거두는 한편, 금리 인상 역시 카드 중 하나라는 언급을 할 가능성까지 예상하고 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 전략가는 "우리는 FOMC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2주 전 매파적 전환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중기적으로 보면 성장·고용 전망이 FOMC의 결정과 전반적인 주식시장 수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Fed의 피벗(pivot·방향전환)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이날 미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4월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19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3월 20만8000건(수정치) 보다는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인 17만9000건을 웃돌았다. 임금 상승 속도는 둔화됐다. 최근 12개월간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임금은 전년 대비 5% 올라 지난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고용비용 역시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직전 분기 대비 1.2% 상승해 지난해 4분기(0.9%)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1.2%)를 상회했다.

견조한 고용은 인플레이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2.8% 올라 전문가 예상치(2.6%)를 웃돌았다.

인사이드 인베스트먼트의 북미 글로벌 채권 수석은 "채권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을 얻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모두들 Fed가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금리를 인하할 첫 번째 중앙은행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제는 마지막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소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0.5%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0%였다.

FOMC 이후인 오는 3일에는 미 노동부가 4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력한 상황에서 견조한 고용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4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4만3000건 증가해 3월(30만3000건)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실업률은 3.8%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bp(1bp=0.01%포인트) 내린 4.64%,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과 같은 5.01%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 체결 기대감에 하락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24달러(1.5%) 내린 배럴당 80.69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19달러(1.4%) 밀린 85.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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