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한 KT&G…수익성 개선 '숙제'

9년 만에 수장 교체 후 출범한 방경만號
3년째 내리막 영업이익 개선 최대과제
담배사업은 양호…건기식 부진이 발목

KT&G가 9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고 매출액 6조원 돌파와 영업이익 개선이라는 목표를 앞세워 항해를 시작했다. 올해 첫 번째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본업인 담배사업에선 전자담배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전망되지만, 건강기능식품 부문 등이 국내 소비 감소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방경만 KT&G 신임 사장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T&G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7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3539억원으로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새 수장을 맞은 KT&G는 올해 영업이익 개선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KT&G의 영업이익은 2020년 1조482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조3384억원, 2022년 1조2677억원, 지난해 1조1673억원으로 최근 3년 연속 감소했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5조8626억원으로 전년(5조8514억원)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판매 수량 증가와 단가 인상의 영향으로 매출은 소폭이나마 성장했지만 잎담배의 수매 가격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은 악화됐다.

KT&G, 릴 하이브리드 전용스틱 신제품 '믹스 업투'

우선 가장 중요한 담배 사업 부문의 성과는 양호할 전망이다. 국내시장의 일반 궐련형 담배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인 NGP(Next Generation Products)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궐련형 담배의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진율이 높은 NGP 스틱의 판매가 시장 성장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하고 있음에도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매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KT&G는 올해 릴 하이브리드 한정판과 믹스 신제품 출시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전자담배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달 궐련형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의 전용스틱 신제품 ‘믹스 업투’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한 달 만에 또 다른 신제품인 ‘믹스 오라썸’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전개하고 있다.

수출과 해외법인을 포함한 해외시장도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가격 인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내에선 부진한 궐련형 담배가 중동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과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시장에서는 대부분 양호한 판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KT&G는 향후 해외 생산기지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을 성장의 주축으로 삼을 예정이다. 앞서 회사는 ‘글로벌 톱 티어 도약’이라는 중장기 비전과 함께 전자담배·해외궐련·건강기능식품을 3대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성장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해외 직접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2027년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방경만 신임 KT&G 사장도 지난 26일 첫 해외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2·3공장 착공식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섰다.

방경만 KT&G 사장(왼쪽 여섯번째)이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주(州) 수라바야에서 열린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인니 2·3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만 건강기능식품 부문이 소비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건기식 부문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시장이 가처분소득 감소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저수익 채널의 구조조정 등이 더해지면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건기식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매출액 1조3961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매출이 3년 연속 1조3000억원대에 머물렀다. KGC인삼공사는 ‘정관장’ 브랜드를 중심으로 2010년대 국내 홍삼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며 국내 대표적 건기식 업체로 거듭났다. 하지만 1996년 홍삼전매제 폐지 후 농협·CJ제일제당 등이 연이어 홍삼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한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다양한 건기식에 대한 관심으로 홍삼 수요가 줄면서 실적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KGC인삼공사의 시선도 해외를 향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실적 정체를 타파하기 위해 이달 글로벌본부장 등을 역임한 안빈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교체했다. 안 신임 대표는 “국내와 해외시장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원 마켓’ 관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해외는 압도적 성장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진하고, 국내는 가맹사업을 필두로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으로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KGC인삼공사는 기존 홍삼 외에 ‘알파프로젝트’ 등 건기식 브랜드와 홍삼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 등의 라인업과 수출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경제부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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